[프로야구] 머리 자르고 해냈다 … 김동주 1000타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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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동주가 5회 개인 통산 1000타점을 달성하고 득점한 뒤 동료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영목 기자]


프로야구 두산-넥센의 주중 3연전이 시작된 지난 19일. 두산 최고참 선수인 김동주(35)가 머리를 짧게 자르고 서울 잠실구장에 나타났다. 그는 “더워서 잘랐을 뿐”이라고 짧게 말했다. 그러나 앞선 네 경기에서 단 1안타에 그친 부진을 씻어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김동주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값진 대기록을 세웠다. 타점 3개를 보태 역대 여섯 번째로 개인 통산 1000타점을 돌파했다. 1998년 OB(현 두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14년 동안 한 팀에서만 달성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이날 4번타자로 출장한 김동주는 1, 3회 연거푸 욕심 내지 않고 볼넷을 얻어나갔다. 팀이 1-0으로 앞선 5회 1사 만루 기회에서 맞은 세 번째 타석. 김동주의 해결사 능력이 되살아났다. 김동주는 막 바뀐 투수 이정훈의 초구를 노려쳐 우중간을 갈랐다. 주자 세 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싹쓸이 3타점 2루타였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4-0으로 벌어졌다. 김동주는 7회에도 볼넷을 얻어내는 등 이날 네 타석에서 모두 출루하며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2위 두산은 3연승을 달리며 선두 SK와 승차를 1.5경기로 유지했다.

 김동주는 경기 뒤 “1000타점은 혼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 ”며 “날씨도 덥고 기분 전환 삼아 머리카락을 잘랐는데 야구는 역시 멘털 게임인 것 같다. 어떻게 마음을 먹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 다. 이제 양준혁 선배의 최다 타점(1389개)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SK가 선발 이승호(배번 37)의 6과3분의1이닝 1피안타·1실점 호투 속에 LG를 5-1로 눌렀다. 이승호는 2007년 7월 이후 근 4년 만에 선발승을 따내며 친정팀 LG에도 통산 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은 KIA를 4-3으로 꺾고 LG와 공동 3위를 이뤘다.

 최하위였던 한화는 롯데에 4-1로 역전승해 6위로 뛰어올랐다. 롯데는 지난해 4월 25일 이후 361일 만에 단독 꼴찌로 떨어졌다.

글=신화섭 기자
사진=이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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