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지키고 싶은데…", 36년 간 '가디나 시네마' 운영 존 김 대표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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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필름 영화관 중 하나인 가디나 시네마를 36년 간 지켜온 존 김 대표가 그의 자존심이기도 한 영화관 앞에 섰다.

3D 영화가 대세인 2011년. 필름으로 영화를 돌리는 곳이 있다. 바로 가디나시에 위치한 '가디나 시네마'다.

지난 36년을 멀티플렉스 대형 영화관과 빠른 영화업계의 변화의 풍파를 꿋꿋이 견뎌낸 곳이다.

LA타임스 20일자 비즈니스 1면에 가디나 영화관이 실렸다. 디지털 멀티플렉스 영화관 속에서 단일 스크린을 가진 대표적인 필름 영화관이기 때문이다. 신문은 가디나 영화관을 통해 다른 많은 필름 영화관들이 직면해 있는 디지털화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오픈한지 36년이 된 가디나 시네마는 여전히 이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다. 주중에는 하루 2번 주말에는 하루 5~6회 영화를 상영을 한다. 운영이 쉽지는 않다.

가디나 시네마의 존 김(71) 대표는 "주중에는 찾는 사람이 얼마 안 되니 두번만 상영을 한다"며 "주중 상영은 전기료 정도 나오는 정도. 주말에는 아직 그래도 손님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미 주변에 있던 대부분의 필름 영화관이나 규모가 작은 영화관은 이미 문을 닫은지 오래다.

현재 영화관의 정식 직원은 두명. 그와 그의 아내다.

"마누라랑 둘이 다 해. 찌라시(팸플릿) 돌리고 필름도 돌리고 티켓도 팔고 팝콘도 만들어 팔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우리가 하지. 가끔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도와주기도 하고."

김 대표는 1976년 영화관을 인수했다. 한때 히스패닉 영화를 상영하면서 큰 돈을 벌기도 했고 한국에서 사업을 하던 3~4년간 문을 닫기도 하며 그와 인생을 같이 했다. 그래서 골동품처럼 취급되는 이 필름 영화관이 김 대표에게는 자랑이자 자존심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한다. 영화관이 존립할 수 있느냐다. 또 존립한다면 영화관을 디지털화해야 하는 것인지 필름 영화를 고수해야 하는 건지. 또 70세가 넘은 나이에 언제까지 영화관을 운영을 계속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현재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야. 아이들이 물려받았으면 했지만 다들 자신들의 인생이 있으니까.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팔기는 싫어. 영화관을 지켜갈수 있는 한국 사람이 샀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지." 미국내 한인이 운영한 최초의 영화관으로의 자부심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디나 시네마에 가면 두 사람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존 김 대표와 그의 아내다.

티켓 가격은 9달러. 12세 미만이나 60세 이상이면 7달러. 조조할인 가격은 7달러다. 현재 가족 애니메이션 '리오'를 상영하고 있다.

평일에는 오후 5시에 첫 상영이 시작된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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