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KAL기 열화감손우라늄 사용' - BBC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 근처에 추락했던 대한항공 보잉 747화물기가 수평꼬리날개의 균형을 잡기 위해 열화감손우라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6일 보도했다,.

열화감손우라늄은 섭씨 800도 이상 고온의 화기에 4시간 이상 노출될 경우 인체에 큰 해를 끼치는 우라늄 산화물을 방출하는 물질이며 걸프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소위 '걸프전 신드롬'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선더랜드 대학의 맬컴 후퍼 명예교수(약학)는 "추락현장에서 사전 예방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열화감손우라늄은 밀도가 납의 1.7배에 달하는 무거운 물질로 보잉사는 수평꼬리날개의 균형유지용으로 1960년대 초부터 이 물질을 사용하다가 비용과 획득에 어려움이 있어 80년대초부터 텅스텐으로 교체했다.

보잉사 대변인은 사고가 난 보잉 747화물기는 80년 6월에 대한항공에 인도됐으며 약 300㎏의 열화감손우라늄을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사고당시 현장 근처에 있던 8백여명의 주민과 구조요원 등은 사고 이후 피로,피부질환, 관절.뼈 통증, 신장통증, 호흡문제 등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에식스 경찰의 데보라 두스 경사는 "열화감손우라늄의 존재는 이미 사고발생 당시 알고 있었다"고 지적한 후 "구조요원들에게 위험을 주지 않았으며 현장 주변 거주민들에게 아무 해가 없다"고 말했다.

열화감손우라늄과 관련된 문제제기는 대한항공 사고기가 이륙 직후 항공기의 정확한 위치를 알게 해 주는 계기가 고장이 났다는 경고를 받는 등 계기고장에 의해 사고가 빚어졌을 가능성이 사고조사반에 의해 공개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브뤼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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