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상표권 싸움'서 두산에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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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업계의 선두주자인 진로와 두산의 상표권 분쟁에서 법원이 진로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민사1부는 지난달 23일 두산이 진로의 `참진이슬로' 상표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침해금지' 청구소송을 기각한 것으로 6일 밝혀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산이 제기한 소송은 `그 목적이 오로지 피고에게 손해를 입히려는데 있을 뿐 두산측에 아무런 이익도 없으므로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진로는 지난 54년 소주 등을 지정상품으로 해서 등록한 '진로'라는 상표의 상표권자이고 '참진이슬로' 상표중 '참이슬' 부분은 '진로'의 훈인 점, 두산이 출원했던 '이슬' 상표는 등록후 3년이 넘도록 사용된 일이 없어 특허법원으로부터 등록취소판결이 확정된 점, 두산의 등록상표 '로이슬'도 `진로'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특허심판원으로부터 등록무효심결이 내려진 점 등을 주요 판단근거로 제시했다.

두산은 지난해 5월 진로의 대표상품인 '참진이슬로'에 대해 자신들이 이미 상표등록한 '이슬'이나 '로이슬'과 흡사하다는 이유로 상표로 쓸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히 두산측의 '로이슬' 상표는 진로가 '참진이슬로' 상표의 사용으로 구축한 신용에 무임승차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므로 두산측의 금지청구는 모두 기각한다'고 못박았다.

진로 관계자들은 "지난해 소송을 제기한 두산의 의도는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참진이슬로'에 흡집을 내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는 것" 이라며 "법원이 판결을 내린 만큼 더이상 상표 논쟁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산측은 "조만간 항소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소주 경품'과 '저도주 개발' 경쟁 등으로 감정이 상한 두 업체간 신경전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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