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해킹 용의자 2명 추적…현금인출 CCTV 확보

중앙일보

입력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해킹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 2명을 특정하고 추적 중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1일 해킹에 사용한 국내 경유 서버 가입자인 A씨와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소재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터넷 상 해킹경로와 메일 발송 아이피(IP)를 조사한 결과 협박 메일 발송 IP는 경유서버로 보이는 브라질 IP로 파악했다.

해킹 IP는 실 접속지로 보이는 필리핀 IP와 필리핀 IP에서 국내 경유 서버 IP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내의 경우 서버 가입자 2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해커 일당 중 한 명이 농협 동구로지점과 외환은행 한 지점의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CCTV에 찍힌 사람은 20~30대로 추정되며 안경 쓴 남성이다. 현대캐피탈은 범인을 특정할 단서를 확보하고자 해커가 협박 이메일에 적은 계좌 4개 중 우체국 계좌로 1억원을 송금했다. 이 가운데 4700만원이 다른 3개 계좌로 옮겨졌다.

4700만원 가운데 1200만원은 CCTV에 찍힌 남성이 농협 동구로지점에서, 600만원은 외환은행 한 지점의 현금인출기에서 인출했다. 나머지 2900만원은 다른 계좌로 옮겨졌다.

경찰은 CCTV에 찍힌 남성의 신원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또 해커 일당이 나머지 돈을 빼내지 못하도록 5300만원이 남은 우체국 계좌를 지급정지 조치했으며 범인이 가져간 돈의 흐름을 추적 중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7일 고객정보를 해킹하고 이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 메일을 받았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범인들은 7일 오전 8시54분께 현대캐피탈 온라인 사업팀 직원의 이메일에 "오늘 2~3시까지 협상에 응해라. 내 이메일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알려줄테니 지금부터 연락은 내 메일을 통해서만 해야 한다"는 내용의 협박메일을 발송했다.

이들은 같은날 오후 2시께 "5억원을 내일 10시에 알려주는 지정 계좌별로 지정 금액만큼 입금해라"라는 내용으로 메일을 발송했다.

또 8일 오전 10시께에는 "지금 알려주는 4개 계좌에 11시까지 입금해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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