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돈줄' 올 증시의 공식…상장사 46조원 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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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들은 올해 회사채보다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더 많이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이 위축된 반면 증시가 활황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그 결과 회사채 발행 잔액이 올해 사상 처음 줄어들게 됐다.

2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이 올 한햇동안 증시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46조3천3백63억원으로 지난해 18조8천3백50억원에 비해 1백46%가 늘어났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통한 조달액은 시가총액의 13.6%로 지난해의 13.7%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이에 대해 거래소측은 유상증자 물량이 사상 최대였지만 증시규모도 그만큼 커져 물량압박이 걱정할 수준은 아니였다고 평가했다.

유상증자가 급증한 반면 회사채 발행규모는 20조8천3백98억원으로 지난해(41조8천2백53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회사채 발행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줄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회사채 발행 잔액은 지난해말 1백22조7천억원이었는데 올해말에는 이보다 2조2천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그룹 사태와 대기업의 부채비율 감축, 그리고 국채 발행물량 급증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때문이다.

유상증자.회사채 발행을 통한 그룹별 자금조달 실적은 현대그룹이 15조5백3억원으로 지난해의 10조8천1백85억원에 비해 39% 늘었고, 쌍용(27%), 한화(4백63%), 금호(1백49%), 롯데(2.4%)그룹 등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그룹이 지난해 보다 36% 줄어든 5조7천2백27억원을 조달한 것을 비롯해 대우(-74%), LG(-23%), SK(-3%)그룹 등은 오히려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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