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분양권에 5000만원까지 웃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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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지난 2일 세종시 인근인 연기군 금남면 용포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기자가 중개업소 김모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계속해서 전화가 울렸다. 대개 외지인들의 투자 문의였다.

김 사장은 “세종시 원안 확정 이후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는데 올 들어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수도권 사람들의 투자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는 요즘 봄기운이 확연하다. 투자 문의가 늘어나면서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세종시 첫 분양 아파트인 퍼스트프라임 분양권에는 웃돈(프리미엄)이 형성됐고, 원주민 보상딱지(이주자용 택지를 받을 권리) 값은 급등세다.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세종시 주변에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퍼스트프라임이 예상 외로 큰 인기(1순위서 최고 33.5대1)를 끈 데다 올 들어 중앙행정기관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세종시 건설이 탄력을 받고 있는 덕분이다.

현재 퍼스트프라임 분양권에는 평균 3000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금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A1블록 전용 84㎡형에는 2000만~3000만원, 전용 119㎡형에는 2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분양권에 최고 5000만원 웃돈 붙어

17가구밖에 안되는 전용 149㎡형(펜트하우스)의 경우 웃돈이 5000만원을 호가(부르는 값)한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용포리 A공인 관계자는 “퍼스트프라임은 올 12월8일까지 소유권 이전이 안 되지만 웃돈을 주고라도 미리 계약서를 쓰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합법적인 거래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점하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등으로 2000만원까지 떨어졌던 원주민 보상딱지 웃돈은 현재 6000만원을 호가한다.

330㎡ 정도의 이주자용 택지 분양가가 3.3㎡당 160만~17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주자용 택지 값이 2억3000만원을 호가하는 것이다.

이처럼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자 인근 금남면 용포리에는 부동산 중개업소가 크게 늘었다.

용포리 대평시장에서 금남면주민센터까지 약 200m 도로 양편에는 한 집 건너 하나씩 중개업소 간판이 걸려 있다.

▲ 세종시 아파트 공사 현장. 외지인 투자수요가 늘고 분양권에는 웃돈도 상당히 붙었다.

연기군청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군 내 중개업소는 142개로 1년 전보다 40여 곳이 늘었는데 대개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금남면 김영수 면장은 “세종시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보니 중개업소 자리로 인기가 많다”며 “세종시 공사장 근로자들과 부동산 투자자들로 평일·주말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고 전했다.

이 같은 투자 열기는 조치원 등 주변 부동산 시장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조치원읍 다복공인 이윤호 사장은 “아파트의 경우 세종시를 보고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올 들어서는 전세보다는 매매 거래가 더 많았다”며 “지금은 매물이 없어 거래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 같은 세종시발(發) 봄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5월에는 세종시 첫마을 2차 분양(3576가구) 물량이 또 한번 바람몰이에 나선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오승환 판매부장은 “1차와 달리 대형시공사의 브랜드(힐스테이트·래미안 등)를 사용할 예정인 데다 분양가도 1차 때와 큰 차이가 없어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중개업소에도 2차 분양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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