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용병과의 경쟁이 가장 흥미진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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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고 졸업전 한양대로부터 진학 권유가 있었는데 한양대 대신 프로를 선택한 이유는.

"한양대도 좋았지만 어린 나이에 힘든 훈련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고 고향이 대구라서 타지에서 생활한다는게 힘들 것 같아 방향을 선회했다.

-프로 초반 투수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약 프로에 와서 계속 투수로 뛰었다면 어땠을까.

"투수로 계속 뛰었다면 평범한 투수였거나 이제 막 타자로 변신했을 것이다."

-백인천감독이 야구인생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데.

"가장 고마운 분이다. 지도자로서 존경하고 또 이런 자리에 올 수 있게끔 최고의 도움을 주신 분이다. 백감독님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94년 데뷔전서 LG의 김용수선수를 상대로 프로 첫 중전안타를 기록했을때 어떤 기분이었나.

"3만명이 넘는 대규모 구장에서 경기를 해본 적이 없어 너무 흥분하고 긴장했었다. 타석에 섰을 때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배트가 부러지면서 텍사스성 안타를 치고 루상에 나갔을 때는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54호 홈런을 쳤을때 어떤 생각이 떠올랐나.

"별 생각이 없었다. 55개를 향해 이제 하나 남았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최근 훈련 상황은.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3시간정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프로야구 활성화를 위해 같이 경쟁할 라이벌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국내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고 라이벌 선수들 간의 선의의 경쟁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선수로서는 양준혁, 김기태 선배를 라이벌로 생각하고 있다. 또한 용병들도 경기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용병과의 경쟁이 올해도 그랬고 내년에도 가장 흥미진진할 것으로 본다.

-올시즌 프로스포츠 최고 인기 스타로 이승엽선수와 프로축구의 안정환선수를 매스컴에서 자주 비교하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또 안정환선수를 어떻게 평가하나.

"같은 운동이라 비교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야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안정환선수는 용모나 실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인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 개인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개인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룰만큼 이뤘다고 생각하기에 내년엔 팀이 꼭 우승했으면 한다. 그리고 내가 삼성에 몸담았을 때 만큼은 우리팀이 역대 어느팀 보다도 최고의 팀이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최근 구단의 싹쓸이식 선수 스카우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승을 많이 한 팀이 하면 안좋겠지만 우승 못해 본 팀이 우승하기 위해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Cyber중앙 이재철 기자<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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