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민간인 살해'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군이 21일 체첸 남부 산악지대와 수도 그로즈니 인근에서 반군과 이틀째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병사들이 체첸 민간인들을 살해했다고 목격자들이 말했다.

체첸내 목격자들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7-9일 그로즈니 남쪽 5㎞지점의 알한-유르트마을에서 술 취한 러시아병사들이 주민 40-50명을 무자비하게 살해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BBC방송은 전날 러시아군이 체첸주민 41명을 학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군은 전날 그로즈니 인근 민간공항인 세베르느이 공항과 그로즈니 동쪽 근교의 군기지를 점령했지만 그로즈니내 체첸병사 4천여명이 강력한 요새를 구축하면서 치열한 반격전을 펼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로즈니를 탈출한 체첸 피란민들은 러시아군 전투기와 로켓공격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그로즈니 상공이 온통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고 전했다.

러시아군 소식통들은 또 체첸 남단 산악지역인 세르젠-유르트마을에 반군 5백여명이 은신중이라고 밝히고 이들이 러시아군의 진격에 맞서 반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루샤일로 내무장관은 러시아군의 그로즈니 진격일자가 정해졌다고 밝혔으나 기밀이라며 자세한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군 체첸지역 최고사령관인 빅토르 카잔체프 장군은 "인명을 희생할 필요가 없다"면서 러시아군이 이번 주말까지 그로즈니로 진입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부인했다. [모스크바.샬리<러시아>
AFP.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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