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지구 하루 아침에 호가 3000만원 껑충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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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투자 문의도 뜸하고 매물도 계속 쌓였는데 하루새 상황이 급반전됐습니다. 매물은 거의 다 자취를 감췄고, 호가(부르는 값)는 2000만~3000만원 급등했습니다. 문의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공인 채은희 사장은 24일 오전 “어제 저녁부터 문의 전화가 급증해 목이 다 가라앉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개포지구의 재건축 개발계획안이 23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이후 지구내 개포주공 단지들의 호가가 급반등하고 있다.

개포주공은 이달 초 개포지구 단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심의에서 보류된 이후 매도 호가가 4000만∼5000만원씩 떨어지는 등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23일 오후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

호가 상승 한계 전망도

개포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매매 호가는 이날 오후 주택형별로 2000만∼3000만원씩 뛰고 있다. 정애남공인 정애남 사장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바람에 거래 가능한 물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 36㎡형 호가는 하루새 3000만원 올라 8억4000만원에 나온다. 전용 51㎡형의 경우 최근까지만 해도 11억3000만원에도 안 팔려 집주인이 11억1000만원까지 조정해 주겠다고 했으나 25일 오전 11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급등했다.

▲ 지구단위계획안이 확정된 개포지구 재건축 호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당분간 호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포마루공인 송향근 사장은 “재건축 사업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이기 때문에 당분간 호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3일 오후부터 주변 중개업소에 급증한 문의 전화 대부분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려는 집주인들이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개포동 N공인 관계자는 “전화 10통 중 9통이 집주인”이라며 “금리상승 등으로 부동산 투자 환경이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거래가 활발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상수 연구위원은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부동산 호황기 때처럼 가격이 급등하거나, 다른 단지에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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