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2000년부터 연 1회이상 후순위채 발행 의무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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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은행들은 의무적으로 연 1회이상 후순위채권을 시장가격으로 발행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또 난항을 겪고 있는 대우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은 내주초가 최대고비가 될 전망이며 대우자동차가 GM(제너럴모터스)에 매각되더라도 채권단은 일정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16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초청 조찬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는 전문투자가 집단으로부터 종합적인 평가를 주기적으로 받도록 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의무적으로 매년 2회이상 후순위채를 시장가격으로 발행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계적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는 계기가 있어야 자체 진단이나 전략수립에 대한 방향성이 분명해질 것이라며 내년에는 우선 은행들만 연 1회이상 후순위채를 발행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내년말 예금보호혜택이 끝나는데다 주가와 후순위채 금리 등을 통해 우량 금융기관과 부실 금융기관이 본격적으로 차별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자율적인 합병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위원장은 또 대우 해외채권 처리를 위한 협상은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에 본격화될 것이라며 늦어도 연내에 결말을 지을 방침이나 다음 주말부터는 해외금융기관들이 성탄절 휴가에 돌입하는 만큼 다음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자동차 매각은 GM이 대우차를 단순한 조립라인이 아니라 아시아 시장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의사를 자체 이사회에서 확인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특히 단순한 매각가격보다는 국내 자동차산업 전체적인 관점에서 고용유지와 연관산업의 효과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더라도 채권단이 출자전환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가치가 상승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으로 일정부분 지분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코스닥시장의 전산시스템을 확충하고 공시제도 등을 강화하는 한편 코스닥 위원회의 독립성 및 전문성을 제고할 예정이며 증권거래소나 증권전산, 증권예탁원 등에 대해서도 효율성과 기능을 검토, 기득권에서 벗어나 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이 위원장은 덧붙였다.

뮤추얼펀드는 현시점에서 개방형을 허용하기보다 중간 배당을 허용하거나 전문거래시장을 만드는 방법 등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며 무보증 회사채의 일반화에 따라 기업신용평가의 신뢰성 제고에 역점을 두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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