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대비 어디까지

중앙일보

입력

Y2K 대비는 잘 되고 있는 건가.

정부는 당연히 잘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1일 Y2K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부문별 Y2K 비상계획을 발표했고, 9일에는 통신.원전 등 국가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일제히 모의실험에 들어갔다.

정부의 Y2K 상황실은 오는 20일 본격적인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현재 21명인 상황실 인력이 57명으로 늘어나고, 1천명 규모의 민관 합동 Y2K 긴급 기술지원단도 발족한다.
24시간 비상대기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 투입될 예정이다.

이달 초에는 Y2K로 혼란한 틈새를 악용할지 모를 해킹이나 바이러스 대비 전담반도 한국정보보호센터에 문을 열었다.

증권거래소 등 주요 기관들도 외국 전문업체에 조언을 구해 문제를 해결해 왔고, 대기업들도 자체 전담반을 만들고 국내외 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았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정통부 Y2K 상황실의 유필계 실장은 "완벽하다고 자신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기업 모두 충분한 준비를 해왔다" 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직 부족한 것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기업.공공기관 등은 나름대로 체계적인 대응을 해왔지만 PC 한대로 업무를 보는 비디오가게.약국.카센터.주차장관리소 등의 생활주변 시설들이 특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Y2K 해결 프로그램 전문업체 모임인 Y2K815 관계자는 "이들 업체는 Y2K에 대한 인식도 낮고 이에 대한 심각성을 알지 못해 사실상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약국.비디오가게 등을 실사한 결과 대부분의 컴퓨터가 2000년 1월 1일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Y2K815 회원사인 DS1 이상헌 사장은 "주차장의 경우 Y2K로 엘리베이터 승강기가 오작동하면 자칫 대형사고가 날 수도 있다" 며 "지금이라도 Y2K보정 프로그램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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