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중앙소프트웨어 최경주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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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비즈니스는 계약서가 두꺼워 질수록 실패하기 쉽습니다. 계약서가 필요없을 정도로 신의를 쌓지 못하면 중국 사업은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에 대규모 치수(治水) 관련 소프트웨어 구축 사업을 수주한 것도 5년간 50여 차례나 중국을 방문하면서 얻은 인간관계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

최근 중국화수수전개발총공사(한국의 수자원공사에 해당)와 향후 5년간 2천5백억원 규모의 홍수관리시스템 구축사업 계약에 성공한 중앙소프트웨어의 최경주(崔慶珠.41)사장.

崔사장은 이달 중 중국측과 50대 50으로 합작사를 설립, 내년부터 시범 사업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시스템 만들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83년 창업한 중앙소프트웨어는 공장자동화 프로그램 전문업체. 이번에 수주한 홍수관리시스템은 자동화프로그램과 사회간접자본 제어시스템의 핵심 기술이 같다는 데 착안해 개발한 제품이다.

崔사장은 "양쯔강 대범람 등 치수에 골치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에 끈질기게 접근, 개가를 올리게 됐다" 고 말한다. 중앙소프트웨어의 위성.전화망.무선통신망.기상청.홍수제어전산시스템을 연결하는 통신기능의 우수성을 중국측이 높이 평가한 결과라는 얘기다.

모두가 그렇듯이 崔사장도 창업 초기에는 기술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핵심 기술을 배우기 위해 도시바 등 일본 기업의 공장에서 3년간 숙식을 한 적도 있었다.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뒤에는 좁은 국내 시장 대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중국 시장에 남다른 노력을 쏟아 부었다. 이때문에 중국인들은 그를 '펑요' (朋友)로 부르며 친구처럼 지낸다고 한다.

한달에 한번 꼴로 중국을 방문했지만 "사적으로 중국인을 만나는 자리에서는 절대 사업얘기를 하지 않고 신뢰쌓기에만 치중했다" 고 말한다.

직원 85명의 중앙소프트웨어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백억원선. 내년에는 국내에서만 2백5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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