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리의 서울 트위터] 통장님! ‘디지털 행정’ 공백 메워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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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딩동, 자녀가 위험지역에 접근했습니다.”

 자녀 키우기 겁나는 요즘, 휴대전화로 이런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면 마음이 한결 놓이겠지요? 서울시가 2009년부터 시범 실시하고 있는 ‘u-서울 어린이 안전서비스’ 얘깁니다. 올해부터는 치매노인 위치를 알려주는 등 서비스가 확대된다는군요. 폭설, 홍수 같은 기상특보를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다른 긴급상황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알려준다고 하니 가히 ‘유비쿼터스 행정’ 시대네요.

 기대가 되면서도 마음 한쪽이 영 개운찮더군요. 휴대전화는커녕 돈 때문에 TV 보기도 꺼리는 독거노인이나 저소득 가정 때문에요. ‘디지털 사각지대’에 있다는 이유로, 꼭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혼자 생각만 하던 중, 모 게시판에서 ‘통·반장 폐지’를 두고 벌어진 갑론을박을 보게 되었답니다. 얼굴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통장에게 월 20만원의 활동비를 주는 게 너무 아깝다는 불만. 트위터에 질문을 올리니 “그 역할이나 효과에 비해 지급되는 예산이 많다”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이거다 싶더군요. ‘디지털 사각지대’ 문제를 통·반장을 통해 해결하면 어떨까요? “통장이 없으면 더 삭막해질 것 같다” “나이 드신 분들이 행정정보를 접할 길은 막막해질 것 같다”는 분들의 의견처럼요. 통장을 제대로 활용하는 건 세금낭비를 막는 일이기도 하잖아요.

 ‘청소의 달인’은 로봇청소기를 쓰지 않습니다. 로봇을 돌려도 구석구석 깨끗이 닦을 수 없거든요. 왜, 발뒤꿈치를 들어 찬장 먼지를 털어내고, 허리를 숙여 바닥을 걸레로 훔쳐내야만 비로소 ‘청소했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행정도 그렇지 않을까요. 최첨단 로봇을 돌려놓고도 안심이 안 돼 허리를 숙이고 발뒤꿈치를 드는 것. 어떤 곳에도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말이죠.

임주리 기자

※‘주리의 서울 트위터’에서는 서울에 사는 모든 분들의 소소한 제보와 숨겨둔 질문을 받습니다. 제 트위터(@ohmaju)에서 같이 얘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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