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2012년 대입 전망과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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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2011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합격자 발표가 마감되고 추가모집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해 수능 시험은 당초 EBS 70% 이상 연계 출제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매우 난해해 수험생으로부터 많은 반발을 샀다. 특히 수리 가형의 경우, 만점자가 35명으로 작년 수능(463명)에 비해 13분의 1로 줄었다. 언어영역도 만점자가 지난해 1558명에서 403명으로 4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또 수리 ‘나’형의 경우에도 만점자가 3000명 대에서 2000명 대로 줄어드는 등 수능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웠다. 이로 인해 2011 입시에서는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고 대학 합격선 상승이 잇따라 많은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었다.

 건국대의 경우 정시모집 합격자 중 재수생이 44.5%를 차지했으며, 서울대 35%, 한양대 42%를 차지하는 등 어려운 수능에 따른 재수생의 강세가 뚜렷했다.

 2012년 대학 입시는 2011년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다. 우선, 수리 영역의 출제 범위와 문항 비율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특히, 수리 ‘나’형의 경우 출제 범위에 미적분이 추가된다.

 이로 인해 많은 언론에서 2012년은 수리영역의 변화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재수생 인원이 급격히 감소하고 재학생이 유리해 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변화가 심한 수리 ‘나’형을 살펴보면, 2011학년도 교과내용에 비해 전체 대단원 수는 지수, 로그 등 2단원이 빠지고 확률, 통계 단원은 미적분 통계의 기본범위 안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동일하다.

 다만 미적분과 통계 단원이 신설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신설된 미적분 단원의 내용이 미적분 기초에 해당되는 단원인데다 기존에 배웠던 극한 단원의 개념과 연결돼 중상위권 이상 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 수시 모집 이후 정시 모집에 지원치 않고 바로 재수로 돌아선 학생이 많아 정시모집 경쟁률이 예년에 비해 높지 않았다는 분석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므로 재학생의 경우, 수리 영역 변화에 대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평가원 문제 분석을 통한 수능 문항 원리 해석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변화는 사과탐 선택과목이 3과목으로 축소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서울대 등 국공립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대학에서 탐구과목 반영수를 2과목으로 줄였기 때문에 이로 인한 변화는 크게 없을 듯하다.

 하지만 과목 축소로 인한 학력 수준 상승과 각 과목별 난이도 차이에 의한 문제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 과목이 축소되면 일반적으로 특정과목에 집중하기 때문에 고득점자가 늘어나 과목 간 유, 불리는 더욱 커진다.

 특히, 올해의 경우 원 점수 50점을 받고도 ‘세계사’의 백분위 최고점은 96점에 지나지 않은 반면, ‘정치’는 원 점수 45점까지 모두 백분위 만점을 받는 경우가 발생했다.

 무슨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실제 점수에서 상당한 차이를 가져온 것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2과목만 선택할 경우, 생각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아 큰 낭패를 겪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실제 목표 대학에서 2과목을 반영한다 하더라도 3과목을 준비해 예기치 못할 상황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시 확대에 따른 준비다. 올해부터 수시모집에서 미등록 충원기간을 통한 추가 모집을 실시 함으로서 실질 수시 모집 인원 규모가 확대 되었다. 그러므로 현 입시준비의 중심은 전체모집인원의 70%를 차지하는 수시 대비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 중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인해, 수시지원 전략을 내신 위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당히 위험한 생각이라 할 수 있겠다. 지방대의 경우를 제외하고 서울소재 및 수도권 주요대학과 국공립대의 경우는 수시 전형에서도 수능 점수가 더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 서울소재 상위권 대학의 경우, 70%가 수능에 의해 합격여부가 결정되거나 영향을 미치게 전형이 구성돼 있다. 학교 내신 성적 위주 선발인 성적우수자 전형의 경우에도 각 학교에서 요구하는 수능 등급을 만들지 못할 경우, 불합격 처리되므로 수시 준비에 있어 수능 점수는 필수라 하겠다.

 여기서 올해 천안지역 중3 학생들의 고교 선택 흐름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많은 학생들이 고교 내신에서 유리함을 이유로 고교 선택 시 하향 지원 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수시 전형에서 수능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이 부분은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시=내신, 정시=수능’이란 공식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잘못된 입시전략에 따른 그 결과는 크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12 수능은 쉽게 출제할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의식, 대학별 고사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물 수능’이 되면 변별력 문제를 거론하며 각 대학별로 자체 기준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 금요일(3월4일)에는 과목별 수능 1등급 만들기 전략을 소개할까 한다.

지경수 천안 청솔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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