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임의적립금 재정활용 촉구-권오을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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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결산잉여금 등 내부적립금을 필요이상 과다보유함으로써 3조2천억원에 달하는 국부를 사장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은 29일 예결위 부별심의에서 질의를 통해 "한은이 결산잉여금을 적자재정 보전에 사용하지 않고 법정적립금 외에 임의적립금 형태로 과다보유, 결과적으로 세입추계에서 3조2천억원을 누락시켰다"면서 "한은 적립금이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경기활성화 자금으로 전용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98년도 결산잉여금 3조3천809억원 등 무려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지난 9월말 현재 한은금고에서 적립금 형태로 사실상 낮잠을 자고 있다면서, 한은이 이를 법정적립금 7천951억원, 임의적립금 3조2천49억원으로 항목을 나눠 내부유보시켜 놓았으나 실제 과거의 예를 보면 임의적립금은 거의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들 적립금은 한은의 손실보전에 대비한 예비비 성격을 띠고 있으나 지난 10년간 한은이 적자를 본 것은 93, 94년뿐이고 그나마 손실규모가 1천428억원,733억원 수준에 그친 점으로 볼 때 법정적립금만으로도 대비에 충분하다 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에따라 불필요하게 사장되고 있는 한은 임의적립금 3조2천억여원을새해 세입예산에 포함시켜 적자재정 보전에 사용할 경우 내년 국채발행규모를 11조5천억원에서 8조3천억원규모로 축소시킬 수 있어, 그 차액에 해당하는 이자부담분 3천520억원(금리 11%의 경우)을 세출예산에서 삭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권 의원은 "정부가 운용하는 예비비 전체규모가 2조3천억원 수준인데 비해 한은이 3조2천억원에 달하는 불요불급한 여유자금을 비축해야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한은 임의적립금을 전액 세입으로 계상, 적자재정 규모를 줄여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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