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막판 저력의 LG, 삼성 제물로 6강 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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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LG의 문태영(오른쪽)이 22일 삼성과 경기에서 밀착 수비를 뚫고 골밑슛을 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여섯 팀의 윤곽이 뚜렷해졌다. 6위 내 순위 싸움만이 남은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팀의 향방은 여전히 뿌연 안갯속이다.

 6위 수성에 나선 LG는 22일 창원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삼성을 92-81로 꺾고 3연승했다. 이날 전자랜드에 79-92로 무릎 꿇은 7위 SK와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LG는 남은 11경기에서 8승을 거두면 SK가 11경기를 모두 이겨도 6위를 지킬 수 있다. 게다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LG가 SK에 4승1패로 앞서 있어 사실상 4경기 차나 다름없다.

 시즌 초반 6강을 장담할 수 없었던 LG는 막판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SK와 선두 KT를 잇따라 꺾으며 물이 올랐다. 특히 올 시즌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KT를 이긴 게 기폭제였다. 강을준 LG 감독은 “시즌 내내 희생정신과 팀 플레이를 강조한 결과가 이제야 나오고 있다”고 했다.

 LG는 이날 잘 나가는 팀의 전형을 보여줬다. 수비부터 챙겼고, 공격은 저절로 풀렸다. 포워드 기승호의 슛이 돋보였다. 기승호는 이날 21점을 넣어 승리를 책임졌다. 던지면 백발백중에 가까웠다. 2점슛은 4개 모두, 3점슛은 6개 중 4개가 림을 갈랐다.

 기승호의 슛이 적중한 이유는 동료들의 패스가 완벽했기 때문이다. 문태영은 이날 두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3점을 올린 데 이어 5어시스트를 배달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변현수 역시 6어시스트로 헌신했다. LG는 종료 3분 전 문태영이 골밑슛을 넣어 85-72로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강 감독은 “25일 모비스전만 이기면 6강은 확정이라고 본다. 선수들이 요즘처럼만 해주면 더 바랄 게 없다”며 기뻐했다. 문태영은 “이 분위기라면 지난 시즌 막판에 보여준 9연승도 가능하다”고 했다. 4연패의 수렁에 빠진 5위 삼성은 LG에 2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1위 KT와 2위 전자랜드가 다투는 정규리그 우승팀 경쟁은 다시 불이 붙었다. 전자랜드는 이날 승리로 3위 KCC를 3경기 차로 밀어내면서 KT엔 반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향후 경기 일정은 KT가 약간 유리하다. KT는 하위팀 오리온스와 맞붙은 뒤 인삼공사와 연전을 치른다. 전자랜드는 오리온스·SK와 대결을 앞두고 있지만 24일 삼성전이 고비다.

창원=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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