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뉴라운드 앞두고 영화계 긴장

중앙일보

입력

11월 30일 미국에서 열릴 제3차 WTO각료회담을 앞두고 국내영화계도 긴장한 분위기다.

WTO뉴라운드(일명 '밀레니엄 라운드')는 1994년에 체결되어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우루과이라운드의 뒤를 잇는 국제무역협상이다. 영화 등 문화산업의 국제적 행방이 이번 회담의 '서비스협정'에서 다뤄지게 된다.

'자유무역 경찰'로 지칭되는 WTO는 미국 자본주의의 입김이 지나치게 작용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영화산업만을 볼 때 본격적인 '자유무역시장'이 열리는 경우 할리우드의 세계영화시장 완전점령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관심을 일으켰던 국내 영화계의 '스크린쿼터' 등의 제도도 WTO의 이번 의제체결 결과에 따라 그 합법성 여부가 재결정된다.

이러한 어려움에 직면하여 개혁성향의 영화인들 모임인 '영화인회의'와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등의 단체들은 뉴라운드 협상 출범 유보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영화인회의' 등은 반대입장의 성명서를 공표한 데 이어 회담장인 시애틀에 스크린쿼터 감시단 사무국장인 양기완씨를 파견할 예정이다. 또한 체결과정의 진행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포럼, 세미나, 100인 성명서 운동 등을 시행한다.

이러한 '반밀레니엄라운드' 운동은 외국 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국제적 차원에서도 전개될 계획이다. WTO뉴라운드에 반대하여 프랑스, 독일, 영국, 뉴질랜드 등 23개국 영화인협회 대표들은 지난 20일 시청각서비스 분야의 '문화적 예외'를 주장하는 '바스티아 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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