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ㆍ여의도 재건축 삐걱 왜?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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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옥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과 영등포구 여의도 등 인기지역의 재건축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개포지구의 경우 재건축 밑그림에 해당하는 지구단위계획안이 최근 서울시의 도시·건축위원회 심의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위원회는 용적률(사업부지 면적 대비 지상 건축연면적 비율), 초고층 건립, 장기전세주택 계획을 보완토록 했다.

친환경 건설 계획 등의 인센티브 용적률이 다른 단지들에 비해 높다는 게 이유다. 서울시는 2종 주거지역의 인센티브 용적률을 10%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데 개포지구에선 15%로 계획됐다.

강남구청은 지구단위계획안에서 공원 등 녹지공간 주변에 평균 30층 정도의 초고층 아파트를 배치했다. 심의위원들은 “공원 옆에 초고층이 들어서면 공원이 다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포지구가 다양한 주택 수요층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장기전세주택 물량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인 심의위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업 정상화까지 시간 많이 걸릴듯

이에 따라 개포지구의 재건축이 추진되려면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의 일부만 수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건축계획을 다시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당초 7일로 예정된 여의도지역 초고층 개발계획안 공람은 무기 연기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여의도를 비롯해 마포구 합정동, 용산구 이촌동의 초고층 개발계획의 밑그림을 발표하면서 여의도에서 가장 먼저 개발계획을 공람키로 했다.

하지만 공람 전 주민설명회에서 40%에 이르는 기부채납(도로 등 공공시설부지로 무상 제공) 비율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컸고 반대 민원이 잇따랐다. 일부 주민들은 기부채납 비율을 27% 이하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당초 계획대로 개발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뒤 다시 구체적인 사업계획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의도 초고층 개발계획 역시 쉽게 마련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여의도의 용적률을 대폭 올려주는 대신 기부채납 비율을 40%로 하겠다는 것은 서울시의 기본 방침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기부채납 비율을 낮춘다면 시의 주요 정책이 주민들의 반발에 부닥쳐 달라지는 셈이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개포지구와 여의도 재건축 개발계획이 어떻게 되느냐가 앞으로 압구정 등 다른 주요 재건축 사업들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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