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농구 명장’ 정봉섭 감독, 일본서 다시 지휘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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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선수들하고 함께 하니까 젊어진 것 같아요.”

  1980년대 중앙대 농구 전성시대를 만들었던 정봉섭(68·사진) 대학농구연맹 전 회장이 최근 일본 여자프로농구 샹송화장품의 지휘봉을 잡았다. 정 전 회장은 허재, 강동희, 김유택, 한기범, 강정수 등 한국 농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선수들을 중앙대에서 키워냈던 지도자였다.

 당시 그가 이끌던 중앙대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양분하던 대학 판도를 일거에 무너뜨리고, 삼성전자와 현대의 양강 체제였던 국내 성인 남자농구의 판도도 뒤흔들어놨다. 1974년 중앙대 감독을 맡아 1992년까지 벤치를 지킨 정 씨는 이후 중앙대 체육부장,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대학농구연맹 회장 등을 지냈으며 2007년에는 퇴임식을 하고 정들었던 캠퍼스를 떠났다.

 그런 그에게 샹송화장품이 영입을 제안한 것이 지난해 말. 정 씨는 “처음 제의를 받고 나이도 있고, 일본어도 능숙하지 않아 망설였다”며 “그래도 ‘내가 중앙대 때 성적을 그만큼 냈는데’하는 마음도 들었고 샹송화장품 고위층 인사들이 한국에까지 찾아와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의 현재 정확한 직책은 기술고문. 그러나 지난 5~6일 열린 아이신과의 2연전에서 그는 감독을 대신해 직접 경기를 지휘했다. 샹송화장품은 지난 시즌까지 선수로 뛰었던 아이자와 유코(38)를 감독으로 임명하고 이번 시즌을 맞았으나 8승14패로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이렇게 되자 샹송화장품은 정 전 회장을 기술고문으로 영입해 벤치를 맡기고 아이자와 감독에게는 그의 경기운영 방법을 보고 배우라고 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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