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이버 군대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중국이 육.해.공군에 이은 제4군인 사이버군 창설에 나섰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 는 최근 사이버 전쟁 특집을 게재, "인터넷 전쟁은 육.해.공군의 실전 작전과 똑같이 간주돼야 한다" 고 역설했다.

해방군보는 사이버 전쟁 상황으로 적의 군사 및 민간 사이버 공간에 자유자재로 출몰하면서 전자공황 상태를 초래하고 적의 시스템을 파괴하며 적의 인터넷 정보와 명령권을 탈취하는 전술 등을 소개했다.

해방군보의 이번 보도는 중국이 공격적인 사이버 전쟁 수행능력을 보유했음을 처음으로 공개 과시한 것이다.

중국군은 이미 사이버 전쟁에 대비한 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중국 7대 군구(軍區) 중 하나인 베이징(北京) 군구는 역대 최대의 인터넷 공간 전쟁훈련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중앙군사위 부주석인 장완녠(張萬年) .츠하오톈(遲浩田) 상장(上將) 등 중국군의 영도인들이 참관해 훈련을 격려, 주목을 받은 사이버 전쟁 훈련은 이달초 청두(成都) 군구로 이어졌다.

15일엔 중국의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부대가 핵반격 작전훈련을 인터넷 공간에서 실현시켜 찬사를 받았다.

중국군의 이같은 사이버 전쟁 열기는 5월 코소보 전쟁에서 크게 자극을 받았다.
당시 유고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는 물론 미국과 영국에 ''해커'' 를 침입시켜 공격했다.

백악관과 국방부 전산망 침입은 말할 것 없고 영국 기상국을 마비시켜 나토의 공습에 필요한 기상정보 전달을 막아 공습이 취소되는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이에 크게 고무된 중국은 인터넷 공간상에서의 전쟁 승패는 기술력에 달려 있다는 판단 아래 올해부터는 신병의 학력을 특별히 중시해 선발키로 했다.

광저우(廣州) 군구는 아예 지난달 27일 우한(武漢) 대와 고급 군간부 배양 계약을 체결했다.
우수 대학생들에게 매년 5천위안씩 학비를 보조, 이들을 졸업후 광저우 군구로 유치해 인터넷 전쟁과 같은 첨단과학의 현대전에서 주력군으로 활용한다는 계산에서다.

이같은 중국의 사이버 전쟁 전력은 첨단무기와 전투능력면에서 최강 미군에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중국의 정보전 수행능력은 군사시설뿐 아니라 컴퓨터통신.수송.금융.전력공급망 등 미국의 민간 인프라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미 행정부는 미국의 핵심 컴퓨터 체계를 보호하기 위해 9월 3천9백만달러(약 4백70억원) 의 예산을 추가 배정했다.

[워싱턴.베이징〓김종수.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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