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엔 전화·팩스 몸에 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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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목성 등 우주를 마음대로 여행하고, 전화가 인체에 내장돼 있는 편리한 세상. 그러나 상상력과 창조력이 메말라버린 채 불안하게 떠도는 개인들로 가득한 세상. "

영국 옥스퍼드대는 저명한 과학자.철학자.예술가 등 30명이 미리 그려본 21세기 미래상을 묶어 ''예언'' 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라는 SF소설로 유명한 아서 클라크는 이 책에서 인류는 2021년 화성에 발을 디딜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푸트니크호 발사 1백주년이 되는 2057년에는 지구, 달, 화성,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서 동시에 축하쇼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클라크는 또 2020년께 지구는 현재의 인류와 인공지능으로부터 진화한 인류 등 두 종류의 지적 종(種) 이 지배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화학자 칼 제라시는 섹스와 출산의 완전한 분리를 예측했다. 섹스는 더 이상 출산의 고통이 따르지 않는 쾌락과 탐닉의 도구일 뿐이다.

아기가 필요하면 냉동 난자와 정자로 가득찬 ''출산은행'' 계좌에서 취향대로 고르기만 하면 된다.

컴퓨터의 신경망을 피부에 이식해 전화나 팩스 기능을 인체에 내장하고, 전자기기를 손대지 않고 조작할 수 있게 된다는 예측도 있다.

그러나 인류가 가상현실에 도취돼 집중력 및 상상력을 잃고 수동적 존재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신경학자 수전 그린필드는 2084년 무렵 생물의학의 오용으로 인류는 ''유전자에서부터 정신세계까지'' 낱낱이 제어당해 조지 오웰의 ''1984년'' 상황이 실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언어철학자 노엄 촘스키는 "모든 예언은 제대로 적중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만은 확실히 예언할 수 있다" 며 이 책에 나온 공상 같은 예언들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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