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에서 인기 모은 나모 웹에디터

중앙일보

입력

"개막 첫날에는 큰일 났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했으나 이제는 더이상 기쁠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99추계 컴덱스가 시작된 지난 15일 오전.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업체로는 처음으로 독립부스를 마련한 나모인터랙티브 박흥호(36) 사장의 얼굴에는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가장 중요한 행사 첫날 전기가 한시간 간격으로 다운됐으며 인터넷도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5일 낮 12시부터 한가닥의 전선이 추가되고 인터넷이 정상화되자 나모의 부스에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으며 행사 이틀째를 맞은 16일에는 온종일 웃음꽃이 피었다.

인근의 외국업체들로부터 시샘을 끌 만큼 관람객들이 몰려들면서 미리 준비한 티셔츠와 뱃지, 앞치마 등 선물이 불티나게 나가고 있으며 팝콘을 먹으려는 참관인의 행렬은 통행에 지장을 줄 정도.

나모는 이번 컴덱스에 현재 개발중인 홈페이지 저작도구인 나모웹에디터 4.0과 인터넷 검색엔진인 나모 두레막의 영문판인 ''딥 리서치''를 내놓았다.

기존제품인 3.0의 기능을 대폭 강화한 웹에디터 4.0은 홈페이지에서 차트나 가계부 정리는 물론 쇼핑몰 구축으로 전자상거래를 가능하게 하도록 엑셀과 데이터베이스 연동기능이 추가됐다.

특히 부스는 나모웹에디터 3.0의 아이콘 모양과 패키지에 있는 집의 모양을 그대로 본따서 빨간 지붕이 있는 집과 정원으로 독특하게 디자인했다.

한시간 간격으로 가지는 프리젠테이션에서는 연속극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앞치마를 두른 부부가 주방에서 대화를 나누며 홈페이지를 ''요리''하는 방식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다.

나모는 이번 컴덱스가 처녀 출전인 만큼 경험과 노하우가 없었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람객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짜내고 부스의 디자인에 정성을 쏟았다.

이에 따라 외국에서는 가정이 여성위주로 운영된다는 점에 착안해 누구나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는 ''요리''라는 방식을 채택했고 또한 외국인들이 팝콘을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도 빠뜨리지 않았다.

결과는 대성공. 당초 1천명의 바이어를 목표로 잡았으나 지금까지 이곳을 방문해 제품설명을 듣고 자료를 요구한 고객이 이틀만에 2천명을 훌쩍 넘었다.

제품 설명을 위해 준비한 자료는 이미 바닥났으며 컴덱스가 끝난 뒤 제품 설명서를 E메일 등을 통해 보내달라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또 일부 고객들은 회사에 돌아가서 꼭 추천하겠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영국의 BBC 방송도 행사 첫날 나모의 부스를 한시간 정도 녹화해 갔으며 팝콘냄새에 이끌려 나모의 부스를 찾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독창성과 차별성을 갖춘 제품이 있다면 앞으로 국내 업체들도 이같은 국제적 규모의 전시회에 가급적 많이 참가해야 한다고 봅니다.

MS사의 ''프론트 페이지''와 상관없이 우리 제품이 주목을 끄는 것은 언제나 자신만의 고유한 멋을 추구하는 고객이 있기 때문이지요"

나모측은 이번 전시회 참가의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부스도 국내업체를 통해 만들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약 1억5천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박사장은 컴덱스 이후에는 각 대륙별로 딜러십 계약이 가능할 정도로 이번 참가의 효과를 숫자로 환산하기 불가능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박사장은 "국내에서 그렇게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었던 바이어들이 이곳에서는 제발로 찾아오고 있다" 며 "이제 남은 것은 이곳에서의 성공느낌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내년에도 다시 나올 것이며 귀국하기 이전에 미리 예약을 해놓을 작정"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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