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전 예언이 현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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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SF·과학 소설가인 필립 K 딕은 1963년 아래와 같은 예언을 했다. 그가 쓴 '타이탄의 승부사들(The Game Players of Titan)'에서다.

[기분나쁜 밤이었다. 차를 몰고 집으로 가려던 그는 자동차와 끔찍한 논쟁을 벌였다. 자동차는 '가든씨 당신은 지금 운전할 상태가 아닙니다. 자동운전장치를 사용하고 뒷좌석에 기대십시오' …가든은 '이봐, 난 운전할 수 있다고'…'그래, 그건 굴욕적인 느낌이었어'] 알코올 감지시스템을 기술한 내용이다.

딕은 1928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 버클리고교를 졸업했다. 라디오 방송국 아나운서, 레코드 가게 직원 등을 하다 SF작가로 변신했다. 1982는 숨질 때까지 35권의 장편과 112개의 단편을 냈다. 주요 저서로는 '높은 성의 사나이' '페이첵' '사기꾼 로봇' '냉동여행'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이 있다.

딕의 예언이 머지않아 현실화될 것 전망이다. 자동차가 술 마신 주인이 차량 문만 만져도 알코올 농도를 측정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시동을 걸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하고 운전을 거부하는 장치가 개발돼 실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동차도 마음대로 못다루는 시대가 오는 셈이다.

Technovelgy.com에 따르면 음주운전 방지 시스템에 대한 첫 공개 실험이 최근 진행됐다. 실험 방법은 도어의 잠금장치나 운전대 등에 부착된 센서가 운전자의 피부를 통해 배출되는 체내의 알코올 농도나 피부색을 측정한다. 실험 결과 (미국의)법적 알코올 농도 허용수치 이내인 0.06% 이하일 경우에만 엔진시동을 걸 수 있을 정도로 민감했다는 것이다. 테스트에 참여한 여성 운전자는 몸무게 120파운드(54.4㎏)의 20대였다. 이 여성은 테스트 전에 30분에 걸쳐 보드카와 오렌지 주스를 섞어 1.5온스(42.5g)를 마셨다. 안주로 치즈와 크래커를 먹었다.

미국에선 음주운전으로 9000명 이상이 치명적인 음주관련 사고를 낸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 데이비드 스트릭랜드 국장은 "초기 테스트 단계로 (측정의) 정확성과 눈에 띄지 않도록 장착하는 등의 사항을 보완하면 치명적인 음주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장치의 개발에는 NHTSA와 세계 굴지의 자동차 업계가 1000만달러의 돈을 내놨다.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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