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으로의 귀환' 책 펴낸 김인호 전 청와대 수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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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으로의 귀환' .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후 '한국경제호' 가 침몰하고 있을 당시 강경식(姜慶植) 전 경제부총리와 함께 경제팀을 이끌었던 김인호(金仁浩)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낸 책이다.

환란의 책임자로 지목돼 검찰조사와 국회청문회까지 거쳤지만 결국 법원의 무죄판결을 받은 후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사장 강경식) 원장이란 직함으로 다시 '시장' 에 돌아온 그의 첫마디도 "시장의 힘을 무조건 믿어야 한다" 는 것이었다.

- 시장의 힘에 대한 믿음은 공직에서 물러난 다음 얻은 결론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경제수석 시절 내 방에 써붙여 놓고 좌우명으로 삼았던 말이 '시장으로의 귀환' 이었습니다. 30년 공직생활 동안 수없이 많은 정책을 써보기도 하고 규제도 만들어 보았지만 결국 시장의 힘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내 결론입니다. "

- 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IMF이후 경제정책이나 제도의 변화는 시장원리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전체적인 방향은 그렇다고 봅니다. 그러나 시장의 힘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내심도 필요합니다. 이를 참지 못하고 정부가 자꾸 시장에 개입하면 시장이 힘을 쓸 수가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최근 정부가 다소 조급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 각종 경제지표들이 이미 IMF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이 정도면 IMF의 고비는 어느 정도 넘어섰다고 볼 수 있을까요.
"국민소득이나 경제성장률을 가지고 IMF 극복을 논해서는 안됩니다. 모든 게 IMF 이전으로 돌아가면 또 IMF를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주체 모두가 '재미없는 세상' 을 살 각오를 해야 합니다. 예전처럼 흥청망청 쓰고 적당히 일하고 많은 월급을 받으려는 생각을 고치지 않고는 IMF를 극복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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