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전철 사업,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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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서울시가 시내 교통 취약지역에 건설키로 했던 경전철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는 2007년 6월 7개 노선을 단계적으로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노선은 동북선, 면목선, 서부선, 목동선, 신림선, 방학∼신설선, DMC(디지털미디어시티)선으로 총 연장은 63.9km다.

경전철은 건설·운영비가 적게 들면서도 수송능력이 좋아 시내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도심 교통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경전철 계획이 발표되면서 노선 주변 부동산 시장도 들썩였고, 노선 인근에서 아파트·주택 등을 분양한 업체들도 경전철 건설 계획을 적극 홍보했다.

그런데 계획대로 잘 안된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3~4개 노선이 공사를 시작했어야 하지만, 착공한 노선은 우이~신설 구간뿐이다. 나머지 6곳은 아직 착공 계획도 없다. 그나마 2곳은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협의 중이다.

사업자 없어 `탈선` 우려

당초 기대와는 달리 경전철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착공 및 완공 시기도 당초 기대와 달리 상당기간 늦춰질 전망이다. 일부 노선은 아예 사업을 하겠다는 업체가 없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 경전철 사업은 시나 정부가 돈을 대 건설하는 게 아니고 기본적으로 민간 자본을 끌여 들여야 하는 민간투자사업이다. 경전철을 운영해 수익을 낼 수 있어야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데, 현재로서는 수익을 낼 수 있을지가 의문인 것이다.

지하철 9호선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민간철도사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뜻 뛰어드는 기업이 없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민간과 시 등의 재정상황에 따라 사업추진 속도 및 계획이 수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 때 주변의 개발 계획 등을 다 검증해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당초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정도는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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