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재개 삼성차의 향후 진로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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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빅딜 발표이후 사실상 일손을 놓았던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25일 가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이번 가동 재개는 재고 부품 소진을 위한 한시적인 것으로 본격적인 재가동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공장 문을 닫아서는 안된다는 지역 여론과 해외 매각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계산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삼성차가 향후 어떻게 처리될지는 아직도 정확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3개월간 한시 재가동 = 이날부터 재고 부품 소진을 위해 하루 약 20여대씩의 SM5를 생산한다. 또 내달부터 월 2천여대씩 생산해 3개월 가량 한시적으로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건희(이건희) 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금융 비용 부담이 없어져 대당 생산비용은 1천91만원, 판매각격은 1천350만원으로 재가동이 이득이 된다고 보고 있다.
삼성은 이번 재가동으로 생산되는 6천여대를 전국 30여개 영업소를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재고 소진후에도 공장이 계속 가동될지는 해외 매각 성사 여부와 지역 여론 등을 감안한 정부 및 채권단의 판단 여하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해외 매각 어디까지 왔나 = 삼성은 현재 자동차 매각을 위해 해외 2∼3개 업체와 접촉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삼성은 확인을 거부하고 있으나 삼성차의 기술제휴선인 닛산을 인수한 르노가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삼성이 GM측에 인수의사를 타진했다는 설도 흘러 나오고 있다. 하지만 GM이 최근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는 등 이들이 삼성차 인수에 관심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또 해외업체가 삼성차에 대한 공장 실사 및 자료 조사에 들어간 흔적도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어 현재로선 특정업체와 본격 협상에 시작하지는 않은 단계라는 분석이다.

당초 빅딜의 한축이던 대우가 어려움에 처해 국내에선 사실상 유일한 인수 후보인 현대도 가능성을 일축했었다.

소위 `역빅딜'이 이뤄지면 삼성이 단독 혹은 해외업체와 공동으로 삼성차와 대우차를 경영하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으나 정부와 삼성 모두 삼성이 자동차사업을 다시 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차 매각이 조기에 이뤄질 전망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제논리에 따라 삼성차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번 재가동은 해외 매각에 유리한 여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장기간 가동이 중단된 공장보다는 다만 몇대라도 생산을 계속하며 유지, 보수작업을 하고 있는 공장이 매각에도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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