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 무학소주 ‘물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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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발암물질 없는 깨끗한 물’ 광고, 무학이 왜 발끈 하지요. ‘좋은데이’ 소주 생산업체인 경남의 무학이 우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부산의 소주업체인 대선주조㈜가 27일자 지역 일간지에 낸 광고다. 대선은 지금까지 ‘발암물질이 없는 깨끗한 물로 소주를 만들어야 합니다. 시원소주를 만든 물은 안전합니다’라는 내용의 티저광고를 3차례 냈다. 경쟁사인 무학을 직접 거명하지 않은 채 대선이 생산하는 ‘시원소주’의 안정성만 부각시켜 오다가 갑자기 공격적인 광고를 싣기 시작한 것이다.

 소주 속 발암물질 논란은 환경부가 지난달 11일 발표한 ‘먹는 샘물 브롬산염(BrO3,잠재적 발암가능물질) 국제기준 초과 검출 업체 명단’에 ‘무학산청샘물 화이트’가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무학의 대표 소주인 ‘좋은데이’와 ‘화이트’는 이 생수로 만든다.

 대선주조 김일규 상무는 “우리의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발암물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안전한 물로 소주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무학이 공격을 하면 되받아치는 광고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학 측은 “2009년 5~6월 환경부 조사에서 무학에 원수를 공급하는 ㈜지리산산청샘물의 샘물(2.0L샘플)에서 오존 살균으로 브롬산염이 검출된 적 있으나 2009년 6월 국내 브롬산염 수질기준이 제정된 이후 오존 살균 대신 자외선 소독을 하고 있어 브롬산염이 전혀 검출되지 않고 있다”고 대선주조 측 주장을 일축했다.

 또 “대선주조는 마치 ‘시원소주’를 제외한 모든 소주업체가 발암물질이 포함된 물로 소주를 제조하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으나 소주는 국세청기술연구소·식품의약품안정청·등으로부터 제품의 안정성을 검증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무학 측은 오히려 대선주조가 최근 부산지역 시장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시장 잠식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흑색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는데 소주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수 무학 이사는 “대선주조의 비방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뒤 대응을 할 계획”이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기보다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공정 경쟁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창원 YMCA 전점석 사무총장은 “두 소주업체가 싸울 것이 아니라 소비자 단체와 공무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수질검사를 투명하게 진행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씻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진·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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