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박지성 후계자는 … 김보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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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조광래 감독은 내년 1월 아시안컵 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의 후계자로 김보경을 점찍었다. 사진은 지난 6월 남아공 월드컵 당시 인터뷰하고 있는 박지성(왼쪽)과 김보경. [중앙포토]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목표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 8강을 위해서는 박지성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일단 “아시안컵 이후 지성이와 논의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박지성이 떠나는 최악의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조 감독이 점찍고 있는 박지성의 후계자는 누구일까. 바로 김보경(21·세레소 오사카)이다.

 조 감독은 28일(한국시간) 전지훈련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박주영이 부상으로 빠진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로 박지성이 이동한다면 박지성 자리(왼쪽 미드필더)에는 김보경이 뛸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 감독은 이어 “처음 소집했을 때보다 체력이 강해졌고 템포도 빨라졌다. 잔기술은 원래 뛰어난 선수였다. 요즘 상당히 좋게 생각한다”고 김보경을 칭찬했다. 조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김보경은 “진짜요? 감독님이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너무 감사해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지난해 이집트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통해 이름을 알린 김보경은 올해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다. 올 1월 잠비아와 첫 A매치를 치른 뒤 “숨 쉬기조차 어려웠다”며 헉헉거렸던 김보경은 국제경기 경험이 쌓인 덕분인지 “형들이 강조하는 여유라는 게 이제 뭔지 알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훌쩍 성장했다. 덕분에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던 오이타 트리니타 임대 생활도 끝났다. 원 소속팀 세레소 오사카는 축구에 눈을 뜬 김보경을 최근 복귀시켰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끈 허정무 현 인천 감독도 김보경을 박지성의 후계자로 낙점했었다. 김보경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본 허 감독은 월드컵 기간 내내 김보경을 박지성과 한 방을 쓰도록 했다.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박지성의 경험을 배우라는 배려였다. 김보경은 “지성 형이 그때 해줬던 한 마디 한 마디가 지금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이 갖고 있는 것 중 하나만 빼앗아 올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오겠느냐고 김보경에게 물었다. “다 가져오고 싶은데 하나만이라면 그라운드 위의 무게감이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동료들에게 힘을 주는 지성 형만의 카리스마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아부다비=김종력 기자

김보경은 …

▶생년월일:1989년 10월 6일 ▶소속:세레소 오사카

▶출신교:신갈고-홍익대 ▶체격:1m78㎝, 73㎏

▶ 경력:U-20 월드컵(8강), 남아공 월드컵(16강), 광저우 아시안게임(동메달)

▶취미:독서(자기계발서를 특히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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