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미, 한·일에 홍문연 열어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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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의 주요 언론들이 앞다퉈 한국·미국·일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한국과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무엇을 얻고 있나’라는 특집 기사에서 한·미·일 3개국을 한꺼번에 도마 위에 올렸다.

 통신은 “북한의 포격 사건이 발생한 뒤 미국·일본·한국은 군사·외교·정보 분야에서 신속하게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그럴듯한 각종 명목으로 자신의 조건에 맞게 요리조리 변신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풍성한 홍문연(鴻門宴)을 열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문연은 진(秦)나라를 멸한 뒤 초(楚)나라 항우(項羽)와 한(漢)나라 유방(劉邦)이 천하의 패권을 다투던 와중에 항우가 연회를 베푸는 척하면서 유방을 제거하려 했던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겉보기엔 화려한 잔치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살의(殺意)가 가득 차 겉과 속이 다른 상황을 꼬집는 비유로 흔히 사용된다. 미국이 표면상으로는 한국·일본의 안보를 챙겨주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려는 의도가 담긴 비유다.

 인민일보 해외판도 같은 날 ‘미국은 한국을 지지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군 기지는 북한의 포격이 미치지 못하는 휴전선 이남으로 일찌감치 옮겨갔지만 한국인과 한국 경제는 충돌이 격화되면 큰 재난이 닥쳐도 도망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설에서 한국이 연평도 훈련을 강행했지만 북한이 대응하지 않은 것은 참 잘했다고 해야 한다고 북한을 두둔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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