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요 언론들이 앞다퉈 한국·미국·일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22일 ‘한국과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무엇을 얻고 있나’라는 특집 기사에서 한·미·일 3개국을 한꺼번에 도마 위에 올렸다.
통신은 “북한의 포격 사건이 발생한 뒤 미국·일본·한국은 군사·외교·정보 분야에서 신속하게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그럴듯한 각종 명목으로 자신의 조건에 맞게 요리조리 변신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풍성한 홍문연(鴻門宴)을 열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문연은 진(秦)나라를 멸한 뒤 초(楚)나라 항우(項羽)와 한(漢)나라 유방(劉邦)이 천하의 패권을 다투던 와중에 항우가 연회를 베푸는 척하면서 유방을 제거하려 했던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겉보기엔 화려한 잔치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살의(殺意)가 가득 차 겉과 속이 다른 상황을 꼬집는 비유로 흔히 사용된다. 미국이 표면상으로는 한국·일본의 안보를 챙겨주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려는 의도가 담긴 비유다.
인민일보 해외판도 같은 날 ‘미국은 한국을 지지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군 기지는 북한의 포격이 미치지 못하는 휴전선 이남으로 일찌감치 옮겨갔지만 한국인과 한국 경제는 충돌이 격화되면 큰 재난이 닥쳐도 도망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설에서 한국이 연평도 훈련을 강행했지만 북한이 대응하지 않은 것은 참 잘했다고 해야 한다고 북한을 두둔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