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명랑 소녀’ 올 서울대 수시 최연소 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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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6살 3개월. 2011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에 최연소로 합격한 이경연(16·대원외고3·사진)양의 나이다. 이 양은 올해 입시에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우선 선발돼 2차 전형과정인 논술과 면접을 면제받았다. 지난 8월 국제 뇌과학올림피아드(The International Brain Bee)에서 동상을 받은 ‘과학 영재’다. 대원외고 중국어과에 다니며 영자신문부·심리학회 등 동아리 활동을 3개나 했다. 누가 봐도 ‘엄친딸’이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비범한 인재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친다.

 “제가 겉보기에도 전혀 어려보이지 않거든요. 학교 친구들도 가끔 제가 자기들보다 어리다는 걸 까먹어서 며칠 전엔 ‘넌 왜 운전면허 안 따냐’고 묻기도 했어요.”

 키 163cm.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이 영락없는 여고생이다. 초등학교 4학년 말 미국에 건너가 2년 뒤 귀국한 이 양은 중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이듬해 고교에 진학했다. 그 뒤로 3년간 대원외고에서 두 살 많은 언니, 오빠들과 학교생활을 했다. “다행히 제가 적응력도 좋고 사교적이라 친구들이 예쁘게 봐 줬던 거 같아요.”

 이 양은 두 살 많은 반 친구들과 말을 놓고 지낸다고 했다. 그만큼 친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물론 몇몇 친구가 ‘쟤는 뭐하자는 애냐’, ‘우리가 쟤한테 반말 듣고 살아야 되느냐’면서 적대시하기도 했어요. 그런 애들일수록 특별히 신경을 써서 조신하게 대했더니 다들 마음을 열더라고요.”

 지난해에는 다른 반 친구들까지 모아 직접 교내 로봇 동아리를 꾸렸다. 관련 대회에서 상도 2번이나 탔다. 담임교사 우승균 씨는 “경연이가 워낙 활동적, 자발적인 학생이라 어린 나이에도 언니들보다 더 큰 의욕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양은 초등학교 때 미국 보스턴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밀튼 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이 때문에 대원외고 친구들로부터 “너는 왜 영어도 잘하는데 국제반에 안 들어가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이 양은 “그때 귀국을 결정하면서 일찍이 국내 대학 진학으로 마음을 굳혔다”며 “무턱대고 해외에 나가는 대신 연구활동을 위한 학문적 토양을 한국에서 닦고 싶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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