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메디컬쇼, 인체는 놀라워〉신설에 SBS 발끈

중앙일보

입력

MBC가 최근 〈메디컬쇼, 인체는 놀라워〉를 신설하자 〈황수관의 호기심 천국〉을 방송해오던 SBS가 발끈하고 나섰다.

두 프로가 같은 성격인데다, 〈메디컬쇼...〉의 방송시간이 〈호기심 천국〉의 직전이어서 어느모로 보나 `물타기' 의도가 농후하다는게 SBS의 주장이다.

MBC가 올 가을개편에서 선보인 〈메디컬쇼...〉는 신체 각 부분에 대한 각종 실험과 그래픽으로 인체의 신비를 파헤치는 오락성 의학정보프로이다.

피부가 주제라면 피부의 표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사람의 몸에 종이를 대 알아보고, 세제가 피부를 얼마나 손상시키는지 마모도를 측정하는 실험 등을 한다.

문제는 이런 류의 실험이 〈호기심 천국〉의 단골 메뉴였다는 점.

MBC는 코를 주제로 한 이 프로의 파일럿 프로에서 `매운 양념넣은 햄버거 먹기' `동물도 코를 골까' 등의 코너를 내보냈는데 SBS는 이미 〈호기심 천국〉이 소개했던 소재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두 프로는 같은 외주제작사의 손을 거치고 있다.

외주제작사 CAA(대표 강영권)는 〈호기심 천국〉의 코너를 부분적으로 제작해오다 이번에 〈메디컬쇼...〉의 제작을 맡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SBS가 흥분한 대목은 편성 시각. 〈호기심 천국〉은 일요일 오후 5시 50분, 〈메디컬쇼...〉는 40분 빠른 오후 5시 10분.

SBS 관계자는 20일 "〈메디컬쇼...〉를 본 시청자들이 또 비슷한 프로를 보려고 채널을 SBS로 돌리겠는가"라며 "〈호기심 천국〉의 인기를 희석시키고 채널을 미리 확보하려는 속셈"이라고 해석했다.

이에대해 CAA의 제작 관계자는 "〈호기심 천국〉이 2년째 방송돼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메디컬쇼...〉가 유사한 프로로 느껴질 수 있다"며 "〈호기심천국〉에서 다뤘던 소재들은 의도적으로 배제시키며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