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terity’(긴축·내핍).
올해 영미권 네티즌이 가장 많이 사전을 찾아본 영단어다. 올봄 그리스를 시작으로 불붙기 시작한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다. ‘실용적’이란 뜻의 ‘pragmatic’이 2위를 차지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온라인 영어사전을 운영하는 출판회사 메리엄-웹스터는 20일(현지시간) 올해 자사 온라인 영어사전을 통해 가장 많이 검색된 영단어 10개를 발표했다.
‘편견이 심한 골통’이란 뜻인 ‘bigot’는 유명인의 설화(舌禍) 사건으로 뜬 단어다. 올봄 영국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한 여성 유권자의 집요한 질문 공세에 시달린 뒤 “여자 골통을 만났다”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지불유예’를 뜻하는 ‘moratorium’이나 ‘사회주의’란 뜻의 ‘socialism’은 뉴스 때문에 떴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를 낸 영국 BP사가 피해 보상 요구에 ‘moratorium’도 검토하겠다고 발표해 피해자의 공분을 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월가 은행 구제와 건강보험 개혁을 밀어붙이자 공화당이 ‘socialism’이라고 공박해 이 단어는 인기 검색어가 됐다.
‘특정인과 똑같은 복사판 인물’이란 뜻의 ‘doppelganger’를 비롯해 ‘shellacking(완패)’ ‘ebullient(패기만만한)’ ‘dissident(반체제인사)’ ‘furtive(은밀한)’가 10위 안에 들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