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있었던 지난달 23일 오후 3시32분쯤 국내의 D사이트 인터넷 게시판에 ‘서버에 위성사진 떴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이버 공간에서 북한의 포격에 대한 논쟁이 뜨거웠던 참이었다. 제목 외 별다른 설명이 없었지만 검은 연기에 휩싸인 피폭 현장의 위성사진이었기 때문에 네티즌은 진짜 연평도 포격 장면으로 생각했다. 곧 이 사진은 주로 트위터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CNN을 비롯한 국내외 방송사들이 연평도 포격 속보를 전하면서 이 사진을 인용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 장면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2003년 4월 2일 이라크 바그다드 폭격 위성사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문제의 위성사진을 퍼뜨린 한국계 미 육군 이병 M씨(20)의 신원을 IP(인터넷주소) 추적을 통해 확인해 미군 측에 통보했다고 19일 밝혔다. M씨는 지난달 23일 해당 사진을 구글 검색으로 내려받은 뒤 부대 영내에서 국내 사이트에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내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지난해부터 워싱턴주 소재 육군 부대에서 보급병으로 근무 중이다.
M씨가 미국 국적이고 국내에 없었기 때문에 검찰은 제대로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평소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자주 접속한 점으로 미뤄 M씨가 고급 정보를 입수한 것처럼 과시하려고 가짜 사진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