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10조원 프로젝트’ 물건너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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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새만금에 10조원을 투자하려는 태양광 프로젝트가 전력공급 문제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OCI는 “내년부터 투자할 계획이었던 새만금산업단지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 사업을 상당 기간 유보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

 OCI 박준영 군산공장장은 “전북도·군산시가 지난 8월 투자협약때 ‘올해 말까지 전력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조금도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며 “늦어도 내년 1월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시설투자를 장기간 연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OCI의 이같은 결정은 새만금산업단지 송전선로 사업이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3년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상황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다. 한전은 당초 2007년부터 총 사업비 900여 억 원을 들여 군산시 임피면 군산전력소에서 새만금산업단지에 이르는 30.3㎞ 구간에 지상 송전선로와 90여기의 송전탑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이 송전선로는 2009년에 완공돼 새만금산업단지·군장국가산업단지 등에 345㎸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변 마을 주민들은 “고압 송전선로가 집 주변을 지나게 되면 강력한 전자파가 발생해 건강·환경 등에 큰 피해가 우려 된다”며 지상 송전선로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창원·신관·개사마을 주민들은 마을을 집단 이주토록 지원하거나 전선을 땅 밑에 뭍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전은 송전선로를 지중화를 할 경우 2000억~3000억원의 사업비가 추가로 든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민과 한전이 대립하면서 송전선로 공사는 첫 삽을 뜨지도 못한 채 3년이 흘렀다. OCI 투자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다른 기업유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력공급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산업단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달려드는 기업들을 발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3위의 폴리실리콘생산 생산업체인 OCI는 10조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폴리실리콘과 카본블랙 제조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지난 8월 발표 했었다. OCI는 내년부터 10년간 새만금 산업단지에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의 20%를 점유해 세계 1위의 폴리실리콘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15일 송전선로 사업을 내년 초에 시작할 수 있도록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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