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은, 옐친 신용카드용 보증서 발급

중앙일보

입력

스위스의 한 은행이 14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그의 두딸에게 신용카드용 보증서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옐친 대통령의 해외재산 은닉 의혹에 스위스은행이 관련됐다는 정황이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스위스 루가노에 있는 방카 델 고타르도의 법률담당 마르코 스트른은 엘친과 두딸 타티아나 디아첸코, 옐레나 오쿠로바에게 신용카드용 보증서를 발급한 것은 크렘린 부패의혹 스캔들에 연루된 스위스 건설회사 마베텍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크렘린 보수공사를 담당했던 마베텍은 옐친과 그 가족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스트른은 옐친과 두딸에게 발급된 보증서의 유효기간이 2달이었으며 보증서는 통상적으로 스위스은행에 계좌를 갖고있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발급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카드용 보증서는 카드로 물건을 구입한 후 대금을 결제하지 않았을때 이용되는 것이나 옐친과 두딸의 경우 보증서가 사용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방카 델 고타르도는 옐친과 두딸에게 어떠한 신용카드도 발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옐친에 의해 정직조치를 받은 유리 스쿠라토프 검찰총장은 옐친과 그 가족이 마베텍으로 부터 뇌물을 받았으며 스위스 검찰측으로 입수한 서류에는 옐친과 두딸이 마베텍이 제공한 신용카드를 사용했으며 마베텍이 그 대금을 대납한 사실이 담겨있었다고 주장했다.

마베텍측은 러시아 관리들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크렘린 공보실은 성명을 통해 옐친의 부패연루 혐의를 강력 부인했으나 스위스 은행 신용카드보증건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공보실은 "러시아 대통령은 어떠한 외국은행 계좌도 개설하지 않았으며 해외에 어떠한 재산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루가노<스위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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