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창사특집극 '허준' 주연 전광렬

중앙일보

입력

다음달 15일 시작하는 MBC 창사특집 40부작 드라마 '허준' 의 주연을 맡은 탤런트 전광렬(39)은 "혀를 깨물었다" 는 말로 자신의 각오를 표현했다.
워낙 스케일이 큰 드라마인데다 역할의 비중 또한 높기 때문에 그만큼 열심히 임하겠다는 이야기다.
"세살배기 아들 동혁이가 나중에 보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하겠습니다."

그에게 조선 중기의 명의(名醫) 허준 역할은 어울리는 듯 보인다.
'종합병원' 에서 외과 레지던트, '거인의 손' 에서 한의사 역할을 맡았고 현재 방송 중인 일요 아침 드라마 '사랑 밖엔 난 몰라' 에서도 산부인과 의사를 연기하기 때문. "94년 '거인의 손' 을 촬영하면서 이것저것 배워서 지금은 침도 놓을 줄 알아요. '쇼크 현상에 의해 에피네프린 원 앰플을 투여…' 같은 의사들의 전문적인 이야기도 대충 알아듣죠."

그는 9월 중순부터 '허준' 의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허준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76년과 91년 두 차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전과 다른 허준의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도 있다. 또 주연인 만큼 어려운 연기가 많다.

"대본을 보면 이런 식이에요. '물지게를 지고 걷는다.(빠르게)' '약초를 캐다 산 아래로 구른다.(한참동안)'"
하지만 그는 오히려 즐겁다는 표정이다. 거기에는 오랜 고생 끝에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79년 TBC 공채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는 언론통폐합으로 KBS로 흡수되면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단역이나 비중 낮은 조역을 거듭하던 그는 데뷔 15년만인 94년에야 '종합병원' 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지난해 '청춘의 덫' 에서 부드러운 남자 영국 역으로 인기를 확고히 다진 그는 MBC '장미와 콩나물' 의 과 SBS '추적 사건과 사람들' 의 진행을 맡았고 내년 방송 예정인 SBS 드라마 '경찰특공대' 에서는 대장 역으로 출연하는 등 브라운관에서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

내년부터 영화를 통해 대중과 만나겠다는 그의 연기관은 독특하다.
"드라마는 신명나는 굿판이 돼야 합니다. 연기자는 모두 무당이 돼서 그 신기(神氣)를 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