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잠자던 3점포 고비마다 쏙쏙 … 동부, 마침내 공동 선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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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김주성이 SK 테렌스 레더(왼쪽)의 수비를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동부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동부는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SK를 93-88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1라운드에서 5승4패를 기록했던 동부는 2라운드 9경기에서 8승(1패)을 챙기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시즌 13승5패로 이날 LG에 덜미를 잡힌 전자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기 전부터 동부가 완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최근 동부의 기세가 워낙 매서웠다. 신선우 SK 감독은 “답을 찾는 중이다. 다섯 명이 전부 움직여야 한다. 자기 자리에서 편안하게 농구를 해서는 이길 수 없다”고 했다. ‘빅맨 3총사’ 로드 벤슨(2m7㎝)·김주성(2m5㎝)·윤호영(1m97㎝)을 보유한 동부에 일대일로 맞서서는 승산이 없다는 계산이었다.

 SK는 빠른 농구에 승부를 걸었다. 황성인(1m80㎝)·주희정(1m81㎝)·김효범(1m93㎝) 등 날쌘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SK의 작전은 비교적 잘 먹혀들어 갔다. 계속 끌려다녔지만 ‘원투 펀치’ 테렌스 레더(26득점·10리바운드)와 김효범(35득점)이 전반에만 40점을 합작했다.

 동부는 막판까지 SK의 끈질긴 추격에 진땀을 흘렸다. SK는 김효범은 물론 2군 출신 신상호(10득점)와 지난해까지 동부에서 활약하던 손준영(3득점)의 3점슛이 림을 갈랐다. 80-80. 남은 시간은 1분30초. 균형을 깬 주인공은 동부 진경석이었다. 동부의 유일한 골칫거리였던 외곽포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졌다.

진경석은 이날 3점슛 세 개 포함, 13점을 올리며 김주성(32득점·8리바운드)과 벤슨(24득점·16리바운드)에 이어 팀에서 셋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이번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32점을 기록한 김주성은 “우리는 수비가 강한 팀인데 경기 초반 김효범과 레더를 막지 못해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고 말했다. 동부가 상대팀에 80점 이상을 허용한 것은 이번 시즌 들어 처음이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황)진원이 형이나 경석이가 중요할 때 3점포를 터뜨려 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 3라운드가 끝났을 때는 단독 선두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전자랜드는 LG와 홈 경기에서 문태영(36득점·13리바운드)의 원맨쇼를 막지 못하며 72-76으로 져 시즌 첫 연패를 기록했다. 인삼공사는 모비스에 89-86으로 승리했다.

 이정찬 기자

◆프로농구 전적(12일)

▶인천 전자랜드(13승5패) 72-76 LG(9승9패)

▶안양 인삼공사(6승12패) 89-86 모비스(3승14패)

▶잠실학생 SK(9승9패) 88-93 동부(13승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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