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OPEC 감산이행 느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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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감산 약속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이란, 이라크 등이 할당량 이상을 생산했으며 선진국들은 예상보다 적게 원유를 소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IEA는 1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OPEC의 감산이행이 다소 느슨해졌으나 올 겨울난방유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가 내려갈 가능성은 적다고내다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OPEC 회원국들의 감산약속 이행률은 지난 8월의 94%에서 9월들어 86%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이란이 하루 19만배럴을 추가로 생산한 것을 필두로 이라크가 6만배럴, 사우디 아라비아가 5만배럴을 각각 추가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중동경제조사(MEES)는 11일 이라크가 유엔의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에따라 9월중 원유 생산을 전달에 비해 하루 23만배럴 늘어난 233만배럴로 높였다고전했다.

또 국내 치안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나이지리아가 하루 5만배럴을 추가로 생산하는 등 회원국 전체의 원유생산량은 하루 2천643만배럴로 8월에 비해 42만배럴이나늘어났다.

이번 보고서를 총괄한 데이비드 크납은 OPEC의 결속 약화로 유가가 지난주 한때16%나 하락하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강세 기조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4.4분기에는 하루 수요량이 3% 증가한 7천720만배럴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크납은 이번 조사에서 선진국들의 비축량이 지난 6월부터 9월 사이에 예상 외로늘어난 것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런던시장의 원유전문가인 피터 히첸스는 IEA의 비축량 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구체적으로 미국, 유럽, 일본에서 비축량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IEA 보고서가 나온 11일 원유는 배럴당 21달러에서 조금 후퇴한 가격에 거래됐으며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20.77달러까지 떨어졌다.

한편 사우디,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 3국의 석유장관들은 내달 리야드에서 쿼터를 이행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한 조사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원유업계의 한 정통한 소식통이 10일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원유생산국들이 오는 2000년 3월까지 지키기로 한쿼터를 잘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3개국 원유장관 회동의 주요 목적이라고 밝혔다.[런던.두바이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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