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세이넨단 '도쿄노트'

중앙일보

입력

지금 현재 일본에서 가장 각광받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히라타 오리자의 '도쿄 노트'가 주한 일본 공보문화원 주선으로 22∼2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30대의 젊은 친한파 연극인인 히라타가 지난 83년 설립한 세이넨단(靑年團) 이 공연하는 '도쿄노트'는 지난 95년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연극상의 하나인 기시다 고쿠시(岸田國士) 희곡상을 수상해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내용은 2004년 도쿄의 한 갤러리에서 오랜만에 만난 4명의 형제·자매가 확인하게 되는 가족 성원들 사이의 소외와 타자성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히라타의 다른 작품들처럼 이 작품 역시 대사 위주의 연극이다.장면 전환은 한번도 없고 화려한 볼거리도 없다.

볼거리 위주로 관객을 홀리는 기존연극에 대한 반성에서 하리타는 '조용한 연극'이라는 새로운 흐름의 연극을 선보였고 '도쿄 노트'는 그런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도쿄노트'처럼 히라타 작품의 특징은 큰 사건이나 갈등의 묘사도 없이 일상 생활의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미세하게 그려내는데 있다.연출도 화려하지 않고 배우들도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배우들이 때로 관객을 등지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여러개의 대화가 무대 위에서 동시에 진행되기도 한다.이렇게 일상생활을 묘사하고 극적인 강조를 배제하는 스타일은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히라타는 또 언문일치를 지향하는 '현대구어 연극이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연극양식을 추구해왔다.무대 중앙에 설치될 멀티비전을 통해 흘러나오는 자막을 통해서는 이런 히라타 작품의 매력을 발견하기 어렵지만 일본어를 아는 관객에게는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히라타는 지난 84년 1년동안 연세대어학당에서 한국말을 배우기도 했던 인연으로 한국에 대한 이해가 높다.88년에는 한국에 관한 3부작 '빛의 나라'를 발표하면서 확고한 연출 스타일을 정립해 주목받기 시작했다.93년에는 단원들 모두 한국어를 배워 한국 공연과 함께 23일 오후 2시에는 워크숍,24일에는 심포지움을 연다.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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