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거품 꺼졌나] 주가 폭락 멈췄지만 상승반전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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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이 거의 꺼졌다. " "아니다. 아직 멀었다. " 한동안 급락하던 코스닥 주가가 나흘째 안정세를 보이자 주식투자자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선 최근의 주가행보를 바닥을 찍고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는 신호로 기대하고 있지만, 상당수 시장 관계자들의 의견은 대세 상승은 여러가지 면에서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 얼마나 떨어졌나〓코스닥 시장의 주가지수는 지난 7월 20일 2백14.81을 고비로 하락세로 돌아서 10월 1일 1백50.44까지 곤두박질했다. 불과 70여일 사이에 30%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종목별 하락률을 보면 투자자들의 체감지수는 더 낮다.

9월말 현재 연중 최고치 대비 50%이상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전체 등록종목의 60%인 2백개에 달한다. 지수하락은 정보통신과 인터넷 관련 종목들이 선도했다. 코스닥시장의 '황제주' 로 불리는 한국정보통신은 9만6천5백원(액면가 5백원)에서 3만3천6백원까지 하락했다. 인터넷 주식의 대명사로 불리던 골드뱅크도 3만1백2백원(액면가 5백원)에서 7천4백원으로 떨어졌다.

◇ 강세 반전은 불투명하다〓최근의 주가 오름세는 그동안 폭락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신한증권 투자분석부의 김학균 대리는 "지난 7월이후 장기하락 추세의 징후가 엿보인다" 며 "20일 이동평균선인 1백70선 상향 돌파가 추가상승의 관건이 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대우.동양증권 등 상당수 증권사들은 11일 시황정보지를 통해 코스닥주가가 당분간 옆걸음 양상을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반면 신영증권은 강세 전환을 예상하며 주식 매수를 추천했다.

◇ 호재와 악재들〓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차원에서 코스닥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킬 방침이다. 코스닥시장을 관리.감독하는 ㈜코스닥증권시장은 가입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코스닥펀드 발매 허용을 비롯한 수요진작책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하반기 들어 폭락세를 보이던 미국의 인터넷 주식들이 지난주부터 다시 강한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코스닥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장 큰 악재는 수급이다. 코스닥시장엔 이달이후 연말까지 무려 1백여개 기업이 1조5천억원 가량의 공모 물량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이들 기업의 기존 주식을 포함하면 시장에 매물화될 수 있는 물량은 11일 현재 시가총액(30조원)의 30%에 이르는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거래소 상장종목과 비교할 때 주가가 실적보다 고평가돼 있다는 점도 악재다. 대우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자본금 1백50억원 이하의 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법인을 비교한 결과 현재 코스닥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가 거래소 기업보다 평균 3~4배 높게 나타났다.

◇ 실적에 따른 주가차별화가 예상된다〓코스닥시장에도 투자유망 종목은 많다. 최근 주가폭락 과정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 가운데 실적과 장래성이 좋은 기업을 찾아 매수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교보증권은 평화은행 등 10개 종목을 매수 추천했다.

신한증권은 실적호전과 재무구조 안정성의 두가지 재료를 갖춘 유망종목으로 경동제약.대양이엔씨.두림화성.모아텍.비트컴퓨터.원익.태진미디어.한국가구 등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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