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때 키 크기 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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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을 앞두고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의 마음은 분주해진다. 아이의 부족한 학업을 보충시키고 모처럼 가족 여행도 계획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아서다. 아이의 키 성장을 챙기는 일도 빠트릴 수 없다. 겨울 방학만 잘 보내도 아이의 최종키가 달라질 수 있다.

숙면, 바른 자세 등 생활 습관 교정

겨울 방학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긴 만큼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적기다. 늦은 시간까지 TV를 보고 게임을 하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 않으면 키 성장에 문제가 생긴다. 키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장호르몬은 깨어 있을 때보다 수면 시에 많이 분비된다.

특히 잠이 든 1시간 후부터 4시간 동안 가장 활발하게 분비된다. 그렇다고 잠을 많이 자는 게 좋은 것은 아니다. 성장클리닉을 운영하는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잠들기 전콜라·커피 등 각성 작용을 하는 식품은 먹지 말고 밤 늦도록하는 게임, TV 시청, 인터넷 사용 등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도 필요하다. 달리기·줄넘기·자전거·농구·배구 등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뼈 성장을 돕는다. 반면 마라톤·역도·씨름·레슬링 같이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은 키 성장을 방해하므로 피한다. 바른 자세도 키 성장을 돕는다. 침대나 바닥에 엎드려 책을 보는 자세는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해 척추 측만증의 원인이 된다. 소파나 바닥에 누워 TV를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키 성장 방해하는 성조숙증 예방

겨울에는 추운 날씨 탓에 운동량이 줄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살이 찌기 쉽다. 살이 찔수록 늘어나는 체지방은 성조숙증과 관련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성조숙증은 초경·수염·체모·몽정 등 2차 성징이 또래 평균보다 일찍 나타나는 조기 성장을 뜻한다. 여아의 경우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비만, 환경 호르몬,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초기에는 또래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 좋은 현상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성장하는 기간이 줄기 때문에 최종 키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과 패스트푸드·인스턴트 식품 같이 트랜스 지방이 높은 음식을 피해야 한다. 체중이 증가하면 성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돼 성조숙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최근 키 성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성조숙증인 만큼 겨울 방학을 이용해 조기 성숙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받을 것”을 권했다.

정밀 검사 통해 최종 키 예측 필요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성장판의 상태와 뼈나이를 알면 키 성장을 위한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먼저 최종 키를 계산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뼈 나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뼈 나이는 성호르몬 분비가 시작되는 사춘기 이후에 측정하는 것이 적당하다. 사춘기 이전에는 정확한 최종 키를 예측할 수 없다. 여아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부터 초경 전까지, 남아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변성기 전에 받는다. 국내에서는 최종 키 진단 시 TW3라는 장비를 이용하는데 이는 유럽과 미국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우리나라 아동에게 그대로 적용할 경우 10cm 이상 오차가 난다.

임상경험이 부족하면 장비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오차 범위는 더 벌어진다. 박 원장은 “최종 키를 알고 싶을 때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며 “최소 3개 이상의 병원을 찾아 비교분석하라”고 조언했다.

[사진설명]김효린(8)양이 겨울 방학을 앞두고 세운 ‘키크기 계획서’를 들고 웃고 있다.

< 송정 기자 /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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