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또 선수 장사한다는 설, 설, 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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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강정호, 손승락(왼쪽부터)

썰렁하던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에 ‘넥센표’ 장작이 쌓이고 있다. 넥센 구단이 운영비 마련을 위해 다시 현금 트레이드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금메달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넥센 유격수 강정호의 트레이드설이 퍼졌다. 올 시즌 구원 1위를 차지한 마무리투수 손승락도 특정 구단이 관심을 지니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 말 이현승·장원삼·이택근 등 주축 선수 세 명을 각각 두산·삼성·LG로 트레이드하며 총 55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선수 장사’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넥센에 대해 ‘시즌 종료 때까지 현금을 전제로 한 트레이드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후에도 넥센은 왼손 투수 마일영을 한화로 이적시켰고, 시즌 중에는 내야수 황재균을 롯데로 보냈다.

황재균 트레이드 당시 넥센과 롯데는 “현금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야구계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이제 넥센 선수를 받지 않은 구단은 SK와 KIA만 남았다.

 넥센의 ‘현금 트레이드 금지’ 시한이 끝나자 KBO는 오는 14일 구단 사장단 모임인 이사회를 소집해 ‘트레이드에 대한 원칙’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동안 KBO가 넥센 및 트레이드 해당 구단과 나머지 트레이드 반대 구단들 사이에 끼여 비난과 고민을 감수해야 했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합리적인 트레이드라면 막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합리적이거나 그렇지 않은 트레이드의 기준을 KBO가 정하기는 어렵다”며 “구단들이 KBO에 책임을 떠넘기기에 앞서 스스로 원칙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태룡 넥센 단장은 “우리 구단의 의지와는 관계 없는 안건”이라며 일단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선수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는 언제든 할 수 있다”며 트레이드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올겨울 프로야구에서는 자유계약선수(FA) 중 박용택이 LG에 잔류하고 배영수(전 삼성)가 일본 진출을 추진하고 있을 뿐 대어급 선수의 타 구단 이적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뛴 이혜천과 이범호가 국내 복귀를 타진하고 있지만 각각 전 소속팀인 두산과 한화행이 유력하다. 유난히 조용한 스토브리그에서 이제 넥센발 트레이드 폭풍이 차츰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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