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안방불패 전자랜드, 연전연패 모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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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

안방에서 전자랜드는 최강이었다.

 선두 전자랜드가 3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에서 모비스를 79-71로 꺾고 이번 시즌 홈 일곱 경기를 모두 이겼다. 11승3패가 된 전자랜드는 공동 2위 삼성·동부(이상 10승4패)와 격차를 한 경기로 벌렸다. 모비스는 7연패 수렁에 빠지며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지난달 30일 선두 경쟁팀인 삼성에 58-90으로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다. 58점은 전자랜드의 이번 시즌 한 경기 최소 득점이며, 32점은 시즌 최다 점수 차 패배였다. 실책을 19개나 저지르며 우승 후보답지 않은 졸전을 벌였다.

 하지만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신기성·서장훈 등 팀 내 고참 선수들은 “한 점 차로 아깝게 지는 것보다 큰 점수 차로 패한 게 더 낫다. 다음부터 더 잘하면 된다”며 후배들을 다독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슛이 터지지 않는 날도 있다. 괜찮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전자랜드의 ‘긍정의 힘’은 이날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3쿼터 한때 모비스에 리드를 허용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무리한 3점슛보다는 확률 높은 2점슛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코트를 지배했다. 또 조급한 공격보다는 확실한 수비를 통해 실마리를 찾으려 노력했다.

 승리의 원동력은 변칙 수비였다. 전자랜드는 1쿼터에 11점을 올린 모비스 양동근을 막기 위해 전담 수비수를 계속해 바꾸는 전술을 펼쳤다. 2쿼터부터 정영삼·이병석·문태종이 번갈아 가며 양동근의 발을 묶었다. 때로는 더블팀으로 패스의 길을 막았다. 양동근은 2쿼터 무득점에 3, 4쿼터에는 단 2점씩만을 보태며 급격히 무너졌다. 4번의 3점슛도 모두 림을 빗나갔다.

 그사이 전자랜드의 맏형 서장훈(24득점·7리바운드)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약 32분을 뛰며 코트 곳곳을 누볐다. 허버트 힐(24득점·9리바운드)도 호쾌한 덩크슛(4개)으로 서장훈을 도왔다.

 반면 모비스는 4쿼터 초반부터 박종천·노경석·로렌스 엑페리건 등 주전 세 명이 4반칙에 걸리며 수비에 집중하지 못했다. 결국 박종천과 엑페리건은 경기 종료 직전 5반칙 퇴장당했다. 그나마 노경석(19득점·3점슛 5개)이 외곽에서 맹활약했지만 서장훈과 힐이 버티는 골밑 공략에는 실패했다.

 한편 LG는 28점(3점슛 5개)을 따낸 기승호의 활약에 힘입어 오리온스를 91-83으로 꺾었다. LG는 오리온스전 11연승을 달렸다.

인천=김환 기자

◆프로농구 전적(3일)

▶인천

전자랜드(11승3패) 79-71 모비스(2승11패)

▶창원

LG(6승8패) 91-83 오리온스(5승9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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