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전자랜드 6연승 저지 … 공동선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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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잘 나가던 전자랜드가 임자를 제대로 만났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세 명이 돌아온 삼성이 전자랜드의 상승세를 멈춰 세웠다.

 삼성은 30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프로농구에서 전자랜드를 90-58, 32점 차로 크게 이겼다. 전자랜드의 6연승을 가로막는 완승이었다. 10승3패가 된 삼성은 공동 선두로 전자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삼성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정석과 이규섭·이승준을 내주고도 휴식기 전까지 9승3패의 좋은 성적을 냈다. 세 선수가 합류했을 때 조직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대체적인 전망은 “이전처럼 팀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긴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안준호 삼성 감독도 “셋은 6월부터 대표팀 합숙을 해 우리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경기를 풀어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안준호 감독은 이날 팀을 두 부대로 나누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득점 1위 애론 헤인즈 대신 나이젤 딕슨을 선발로 내보냈고, 이원수와 김동욱을 먼저 뛰게 했다. 장신 군단 전자랜드를 상대로 골밑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기존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겠다는 의도였다. 딕슨이 1쿼터에 5점·6리바운드로 잘 버티자 2쿼터엔 헤인즈에 이정석 등을 내세우는 빠른 농구로 전자랜드를 흔들었다.

 41-35로 전반을 마친 삼성은 3쿼터 시작과 함께 멤버를 다 바꿔 승기를 굳혔다. 이번엔 수비였다. 김동욱과 차재영·딕슨은 빈틈없는 방어벽을 세워 상대 공격을 꽁꽁 묶었다. 그 사이 딕슨과 강혁(사진)이 3쿼터에만 8점씩 넣어 61-37까지 달아났다. 3쿼터 종료 버저와 함께 터진 강혁의 3점슛으로 전광판의 점수는 66-40. 사실상 승부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삼성은 헤인즈(19점)와 딕슨(13점)이 32점을 합작했고, 강혁과 김동욱이 각각 16점과 10점으로 거들었다. 대표팀 삼총사 이규섭(11점)과 이승준(9점)·이정석(4점)도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선수 전원이 지뢰밭이라고 할 만큼 골고루 슛이 터졌다.

 전자랜드는 3쿼터 고작 5점에 그치며 완패했다. 58점은 전자랜드의 이번 시즌 최소 득점이며, 32점은 시즌 최다 점수 차 패배다. 전자랜드는 실책을 19개나 저지르며 우승 후보답지 않은 졸전을 벌였다.

 안준호 감독은 경기 뒤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오늘 승리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선수층이 두터워져 앞으로 수월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뻐했다.

 원주에서 벌어진 동부와 LG의 경기도 똑같이 32점 차로 승부가 갈렸다. 홈팀 동부가 17점·6리바운드를 올린 김주성을 앞세워 LG를 95-63으로 이기며 4연승을 질주했다. 3위 동부는 삼성과 전자랜드를 한 경기 차로 압박했다.

김우철 기자

◆프로농구 전적(30일)

▶잠실 삼성(10승3패) 90-58 전자랜드(10승3패)

▶원주 동부(9승4패) 95-63 LG(5승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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