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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통한 한·영 협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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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이달 초 서울 방문은 매우 유익하고 보람된 여행이었습니다. 성공적인 G20정상회의 개최로 한국은 전 세계에 역동적인 민주국가이자 글로벌 플레이어(global player)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각인시켰습니다.

 한국과 영국은 오랜 긴밀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3주 전 본인은 영국 현충일을 기념해 60년 전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희생된 영국군 기념비가 있는 설마리를 방문해 헌화했습니다.

 최근 한국은 또 다른 이유들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영국은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행위를 즉각적으로 규탄했습니다. 본인과 온 영국 국민은 11월 23일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소중한 목숨을 빼앗긴 유가족과 친구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조의를 표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얘기했던 바와 같이, 영국은 한국인들의 오랜 동맹국으로서 국제사회가 한국의 안보와 민주주의를 지원하도록 최대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본인은 현재 한·영 양국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더 번창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스포츠와 문화교류는 그 중심에 서 있으며, 특히 축구를 사랑하는 양국 국민의 열정은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축구는 영국인들의 삶에서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국가적인 게임입니다. 즉 영국이라는 국가를 정의할 때 축구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것입니다. 더욱이 잉글랜드에 축구는 국제적인 게임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특히 각별합니다.

 지금도 영국에서는 매주 프리미어 리그 같은 축구 경기를 통해 각국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뛰고 있습니다. 실제로 박지성·이청용처럼 뛰어난 기량의 한국선수가 영국 축구계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없었다면, 영국 축구 리그는 지금과 같은 명성을 누리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2002년 성공적인 월드컵 개최를 통해 전 세계인들에게 축구에 대한 열정과 훌륭한 인프라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잉글랜드는 이번 주 2018년 월드컵 유치를 위한 입찰에 도전합니다. 잉글랜드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선수들이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런던 올림픽을 위해 구축되는 시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더욱더 투자를 늘려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축구 경기 환경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축구라는 공동의 매개체를 통해 서로 하나 된 지구 축제로 승화시켜 전 세계인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2018 잉글랜드 월드컵의 미션입니다. 2018 월드컵은 잉글랜드만의 축제가 아니라 잉글랜드 월드컵이 세계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

 이달 초 방한 시 보여준 한국민들의 따뜻한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아주 특별한 2018 잉글랜드 월드컵에 초대함으로써 조금이나마 답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