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내수·수출 주도 … 자동차는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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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반도체·디스플레이 쾌청, 가전 흐림, 조선 비.

 산업연구원(KIET)이 25일 ‘2011년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내놓은 내년 산업별 기상도다. 정보기술(IT)산업이 성장을 이끌어가겠지만 올해만큼 강한 성장은 어렵다는 것이다.

 KIET는 우선 내년 성장률을 4.3%로 내다봤다. KDI가 21일 발표한 수정치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올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경기회복세의 둔화가 내년에도 계속된다는 판단이다. 2009년 경기가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는 모두 사라진 데다, 경기부양 효과가 없어지면서 내수 성장세도 둔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외부적으로도 유럽 등의 불안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고, 중국의 긴축과 원화값 상승으로 수출이 경기를 끌어올리는 게 힘에 부칠 전망이다. KIET는 올해 30%를 넘나들고 있는 수출 증가율이 내년에는 9%대로 떨어지고 무역수지는 290억 달러 수준으로 줄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별로는 여전히 IT 산업군이 내수와 수출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는 단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이 커지면서 내수 17%, 수출 21.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올해 고성장을 이끈 또 하나의 축인 자동차는 증가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는 1.5% 증가에 그치고 올해 45%나 늘었던 수출도 내년엔 10.1%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가전과 섬유도 내수·수출 모두 2~6% 성장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조선의 경우 해운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선박의 인도도 늦춰지면서 수출증가율이 올해보다도 훨씬 낮은 1.1%로 떨어진다는 전망이다.

 내년 경제에 미치는 주요 변수 중 하나가 원화값이 얼마나 오르느냐다. KIET는 내년 평균 환율을 달러당 1080원으로 예상했다. 강두용 KIET 동향분석실장은 “올 중반까지는 원화값이 좀 더 가파르게 올라갈 것으로 봤는데 유럽 재정위기가 재발하면서 예상치를 수정했다”며 “이 정도 속도면 완만한 편이며, 우리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품소재 산업의 경우 자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부품을 받아 쓰는 완제품 산업이 단가 인하 압력을 받게 되면 국산화 노력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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