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도 ‘직격탄’ … 국내외 증시 오늘이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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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로 23일 금융시장도 흔들렸다. 다만 주식시장이 문을 닫을 무렵 공격 소식이 전해져 정규장엔 직접적인 영향이 없었다. 하지만 장 마감 이후 속개된 시장에서 일부 선물지수가 급락하고, 역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23일 코스피 지수는 1920선을 밑돌다가 오후 들어 살짝 반등하면서 전날보다 15.40포인트(0.79%) 내린 1928.94로 마감했다. 북한발 악재를 비켜간 것이다. 그러나 다른 금융시장에는 북한 무력도발의 충격이 그대로 반영됐다. 코스피200지수 선물은 마감 직전 동시호가(오후 3시5분~3시15분) 때 전해진 포격 소식에 동시호가 전보다 3.3포인트 추가 하락하면서 6.20포인트(2.44%)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값은 오후 3시에 전날보다 11.80원 내린 113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오후 3시50분을 전후해 1개월물의 원화값이 달러당 1180원 선까지 급락했다. 장중에 보합권을 유지하던 국채 선물 역시 북한의 포격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 전날보다 24틱 하락한 112.05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24일 증권시장에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의 심상범 연구위원은 “지수 선물시장에서 나타난 현재의 충격이 24일 개장 때 그대로 이어진다면 30포인트 이상 지수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 등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던 상황에서 이번 도발이 발생했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도발로 우리 증시가 바닥부터 뒤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강현철 팀장은 “우리 증시에는 평소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반영돼 있다”며 “이번 일로 전반적인 흐름이나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1990년대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이 이뤄졌을 때의 주가 조정을 분석한 결과, 주가에 대한 영향력은 적게는 하루에서 최대 4거래일 정도에 그쳤다.

  한국 경제부처와 금융당국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천 정부청사에서 긴급히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단기적으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으나 과거에 비슷한 일이 있었을 때 (금융·외환 시장은) 단기간 내 회복됐다”며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오후 6시 긴급 통화금융 대책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재정부는 24일 오전 7시30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종윤·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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