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미 FTA 협정문 수정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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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정문을 수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 미슈(민주당·메인) 의원을 포함해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의원 9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미 FTA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만들어놓은 나쁜 틀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쇠고기와 자동차 분야뿐 아니라 노동과 투자·금융 조항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려 사항에 대해 목록을 제출해 오면 각 사안을 검토한 뒤 동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과의 협상 시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미슈 의원이 전했다. 사실상 협상문을 수정하고, 협의 대상도 쇠고기와 자동차 분야 외에 노동·투자·금융 부문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슈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과의 FTA 타결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결코 (FTA 협의를)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내 비준을 위해 반대파의 의견을 수렴한 후 협상에 나설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미 오버비 한·미재계회의 미국 측 대표도 18일 “한·미 FTA 추가 협상이 올해 안에 타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루 전 만난 드미트리우스 마란티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협상 타결까지 걸리는 시간은) 수일 혹은 수주의 문제”라고 전망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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