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까또즈 “프랑스 최고급 백화점 라파예트에 내년 입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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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980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핸드백·잡화 브랜드 ‘루이까또즈’. 루이까또즈 제품을 한국에서 취급하던 태진인터내셔널이 2006년 프랑스 본사를 역인수한 뒤 2006년 500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지난해 1080억원, 올해는 16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루이까또즈 전용준(57·사진)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루이까또즈의 성장은 매스티지(대중화 명품:명품을 표방하면서도 기존 명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 제품을 찾는 실용적인 소비자가 많이 늘어난 덕분”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이후 국내 핸드백 시장은 매년 10% 이상씩 커지고 있다. 루이뷔통 같은 명품이 잘 팔렸고, MCM이나 루이까또즈같이 해외 업체를 역인수한 국내 업체도 성장세를 주도했다. 전 대표는 “몇몇 명품 브랜드와 몇몇 매스티지 브랜드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진 게 최근 국내 핸드백 시장의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패션업계에서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는 보수적 경영으로 유명하다. 그는 “패션 비즈니스도 결국은 지속 가능 여부가 제일 중요하다”며 “제품 한 개를 히트 친 뒤 뒷전으로 밀린 디자이너들은 이런 것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공격적인 계획을 세웠다. 루이까또즈 브랜드 탄생 30주년을 맞아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로 한 것. 전 대표는 “내년 중 루이까또즈 브랜드를 프랑스 최고급 백화점인 라파예트에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랜드 가치를 키우려면 루이까또즈의 고향인 프랑스 파리를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파리 출장 길에 최고급 명품이 아닌 ‘롱샴(Longshamp)’의 매장에까지 중국인 관광객이 길게 줄을 선 것을 보고 그런 생각이 더 분명해졌다. 파리에서 명품으로 인정받으면 자연스럽게 중국·홍콩 등 해외 시장 공략도 쉬워진다고 판단했다.

 중국 진출도 본격화한다. 전 대표는 “우리는 분명 루이뷔통·샤넬과는 다르다”며 “중국에서 합리적인 중산층이 형성돼야 승산이 있다는 생각에 그동안 중국 시장 진출을 늦춰 왔다”고 털어놓는다. 이제는 때가 됐으니 파리를 다져 놓고 중국에도 매장을 낼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도 분명히 할 생각이다. 그는 “사이즈가 많은 제품을 취급하는 사업은 (재고 부담이 많아) 취미가 없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원칙을 고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한 분야를 잘한다고 다른 분야를 무조건 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위험하다”며 “소비자들이 루이까또즈 핸드백이 마음에 든다고 루이까또즈 의류도 찾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많은 핸드백 브랜드가 유명 스타를 이용한 소위 셀레브리티 마케팅을 펴고 있는 데 대해 전 대표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더라도 브랜드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문화 마케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론 한국의 DNA를 가진 한국적인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싶은 목표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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